"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도서관은 어디일까"

이 질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미국의 의회도서관이나 러시아의
레닌도서관 정도를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실제로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도서관은 바로 책상위
컴퓨터안에 있다.

세계 63개국의 2만5천여 도서관은 네트웍으로 연계해 각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자료를 인터넷으로 제공하는 가장도서관이 바로 그곳이다.

"온라인컴퓨터 라이브러리센터(OCLC)"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이 "벽없는
도서관"은 인류의 오랜 지적 자산이 첨단 정보기술과 만남으로써 탄생한
획기적인 문명의 이기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웃 일본에도 "학술정보센터"라는 이름의 가상 학술정보 서비스 조직이
있어 이곳을 통해 도서관의 자료를 공유하고, 이를 인터넷으로 일본
국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정보화, 세계화 시대를 맞아 국내 도서관도 새로운 변화를 맞고 있다.

도서자료를 디지털화하고,이를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통해 제공하는
전자도서관이 우리 행활 가까이로 점차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얼마전 종보통신 분야와 관련된 논문을 찾을 일이 있어 최근 구축된
인터넷 가상도서관(www.dlibrary.or.kr)에 접속한 적이 있다.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KAIST과학도서관 등 5개 도서관이 연계된
이곳에서는 관련된 논문 목록은 물론, 각 논문의 초록과 본문까지 자세히
살펴볼 수 있었다.

신분 확인을 받은 뒤, 서고에서 논문 목록을 검토하고 필요한 자료를
출력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5분 정도였다.

이제 가상도서관은 도서관의 자료를 안방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편의적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학술연국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정보에 대한 지역격차를 해소하는 등
정보와 지식의 흐름을 초고속으로 유통시키는 인프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