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위스=김부환 특파원 ]

스위스에 한번쯤 가본 사람이라면 빨간 M자가 달린 상점을 기억할 것이다.

식료품 생활잡화는 물론 자동차 용품에 이르기까지 3만5천여종의 상품을
취급하는 M은 스위스 최대 유통업체 미그로스사의 체인점.

미그로스는 전국 5백80여개 체인점에서 연간 무려 11조원(1백80억
스위스프랑)의 매출을 올린다.

M에서 파는 물건이라면 무조건 믿고 사갈만큼 스위스 소비자들로부터
절대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기업이다.

미그로스가 이같은 신뢰를 확보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지난 1925년 고트리베 두테빌러에 의해 설립된이래 짭짤한 돈벌이인 담배와
술을 취급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고 있는 사실만 봐도
미그로스가 얼마나 고객에 대한 약속을 철저히 지키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기업은 사회의 공기"라는 두테빌러의 경영철학은 품질 관리나 고객
서비스에 그대로 실천되고 있다.

취급 상품중 95%를 자사상표(M)로 파는 미그로스는 수시로 상품을 분석,
하자가 발견될 경우 해당상품을 공급한 협력업체와 공조체제를 구축해 즉시
원인자체를 제거한다.

또 "웰콤"이란 프로젝트 그룹을 결성, 고객서비스와 관련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체크하는 한편 각종 아이디어를 전 임직원에게 전파한다.

이렇게 하고도 모자라 경영진이 고객 신분으로 위장, 정기적으로 서비스
상태를 점검하는 "미스터리 쇼퍼"도 실시한다.

남부 독일과 국경지역인 크로이츠링엔에서 M을 운영하고 있는 푀겔리씨는
"미그로스가 고객들과 진실로 서로 도움이 되는 윈-윈(win-win) 게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시킨 것이 M의 성공 배경"이라고 강조한다.

미그로스의 최근 과제는 해외시장 진출.정보및 자금력이 막강한 빈터투어
보험사와 지난 8월 전략적 협조관계를 맺은 것도 바로 그 일환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