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TV가 24일부터 프로그램을 대폭 조정한다.

가을 프로그램 개편 한달만이다.

겉으로는 편성 차별화를 통해 시청자의 프로그램선택권을 확대하고
공영성을 강화한다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최근 시청률 경쟁에서 뒤지면서 평균시청률이 꼴찌를 다툴 정도로 낮자
대수술이 불가피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먼저 오후 8시 새 시트콤 "아무도 못말려"를 신설한다.

코미디계의 간판PD인 김웅래위원이 제작하는 청춘물.

MBC "남자셋 여자셋", SBS "뉴욕스토리"와 유사한 포맷으로 시청률이
높은 프로그램 따라하기라는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SBS 8시뉴스"에 대응해 편성했던 "KBS뉴스8"은 "KBS 뉴스파노라마"로
이름을 바꿔 오후 7시40분으로 옮긴다.

평일 오후 9시15분에 내보내던 오락성 다큐멘터리 "특종 비디오저널"은
8시25분으로 끌어내렸다.

대신 8시20분대에 내보내던 "추리특급" "가족오락관" "스타 퀴즈쇼"
"사랑의 리퀘스트" 등을 8시50분대에 편성한다.

평일 오후 7시5분대에 내보내던 "퍼즐특급"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
"가요톱텐" "연예가 중계"와 금요일 오후 8시20분의 "퀴즈탐험 신비의
세계"는 평일 오후 6시45분대로 옮긴다.

단막극의 중복편성이라는 비난을 받았던 "금요극장"은 "일요베스트"로
이름을 바꿔 일요일 오후 11시5분에 방영한다.

이밖에 월요일 오후 8시50분 코미디 "파워TV 행복과 웃음사이"를
신설하고, 월~토요일 오전 6시 해외제작 시사다큐멘터리 "세계의 25시"와
평일 오후 9시45분 5분짜리 "오늘의 중요뉴스"를 마련한다.

"액션 잉글리쉬" "열려라 코미디" 및 평일 오후 6시25분 "뉴스"와
8시15분 "스포츠뉴스" 등은 폐지한다.

KBS2TV의 시청률위주 편성정책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월화미니시리즈 "열애"가 MBC "예감"과의 시청률 경쟁에서
참패하자 이를 조기 종영시키고 17일부터 "완벽한 남자를 만나는 방법"을
내보내고 있다.

지난 개편에서도 오락성을 강화해 비난을 받았던 2TV가 한달만에
프로그램 조정에 나서자 "공영방송답지 않다"라는 비난의 소리가 높다.

< 양준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