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졌다.
최근 국내 금융-외환시장이 급속도로 불안한 양상을 띠고 있는 등 한국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학회에선 국제수지
등 거시경제분야는 물론 노동 주택 등 경제학 모든 분야에 걸친 학계의
의견이 개진됐다.
또 일본 국제경제학회 관계자들을 초청, 한-일간 경제관계 구조 등에
대해서도 두나라 학자간의 주제발표와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이전 세미나에서 발표한 여러 주제중 최근 현안과제로 부상하고 있는
환율문제에 관한 발표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 정리 = 송재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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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환시장 개입의 효과 ]]
이영섭 < 숙명여대 교수 >
70년대초 브레튼우즈 체제가 붕괴된 이후 각국은 변동환율제도를 채택,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제도는 엄격한 의미에서 변동환율제도는 아니며 각국의 외환
당국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언제라도 외환시장에 개입, 환율을 통제할
수 있는 관리 변동환율제도이다.
실제로 각국 외환당국은 지금까지 상당히 적극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오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90년 3월 환율제도를 복수 통화바스켓 제도에서
시장평균환율 제도로 이행, 다른 주요국가와 유사한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했다.
관리변동환율제도에서 환율은 기본적으로 외환시장에서 결정되고 비록
중앙은행이 개입을 하더라도 하나의 시장참여자일뿐 다른 참가자와 함께
외환에 대한 수요 또는 공급을 표시함으로써 환율에 대해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런데 외환시장 발달및 확대로 인해 상대적으로 중앙은행의 비중이 약화
되어감에 따라 시장개입의 유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특히 80년대초 학계 관계 외환시장등 대부분 분야에서 외환시장 개입은
유효한 정책도구가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85년 플라자협정 이후 인식이 크게 바뀌어갔다.
이후 환율은 외환시장 개입방향에 따라 움직였고 대부분 외환거래자들도
시장 개입이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믿게 됐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에 대한 실증분석 결과 대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첫째 당국은 단기적으로 환율을 안정시키고 중장기적으로 목표환율을 유지
하기 위해 역풍정책을 쓰는 경향이 있다.
둘째 당국은 시장개입이 다른 경제변수에 미치는 영향을 차단하기 위해
중화외환시장 개입을 시행한다.
셋째 시장 개입은 환율수준을 변화시키는데 있어 비록 장기간 지속되는
효과는 없을지라도 단기적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넷째 시장개입을 공개하거나 다른 중앙은행과 협조하여 개입할 때는 효과가
더욱 커진다.
다섯째 시장 개입이 환율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국가 기간에 따라 다르다.
마지막으로 시장개입이 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경로는 신호경로라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앞으로 연구자들이 관심을 갖고 연구를 진행해야 할 이슈들이 있다.
우선 시장개입에 따른 파급경로를 정확하게 밝히는 문제를 들 수 있다.
이는 정책적으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또 환율안정효과와 관련, 당국이 단기적인 안정을 추구하는지 아니면,
장기적인 안정을 추구하는지 구분해야 할 것이다.
이 문제는 외환거래자들의 행태가 투기자입장인지, 아니면 투자자입장인지
구분하여 환율에 대한 영향을 분석해야 하는 문제와 연결돼 있다.
환율변동성에 대한 보다 정확한 자료수집이 필요하다.
이런 점에서 최근 암묵적인 변동성을 환율변동성의 대용변수로 이용하는
것은 유의한 시도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시장개입의 환율변동성에 대한 효과분석과 함께 환율변동성이
환율에 미치는 영향을 아울러 고찰할 필요가 있다.
이와 동시에 외환시장 개입이 과연 바람직한가 하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일부 연구들이 중앙은행의 이윤함수를 목적함수로 도입해 이 문제를 다루고
있기는 하나 거시경제목표 등 다른 기준과의 연계성을 고려한 시도가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