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투자에는 상한선이 없다"

지난 68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사업의 문을 연 아남산업의 인재개발관을
압축한 한마디다.

인력양성을 위해서는 투자비를 아끼지 말라는 회장의 지침에서 비롯된
것이다.

첨단과학기술분야를 다루는 만큼 기술인력양성이 바로 제품의 경쟁력
이라는 점을 교육으로 실현하자는 취지인 셈이다.

실제로 이 회사는 교육비를 인건비에 대비해 책정한다.

보통 매출액 대비 교육비를 산정하는 타 회사와는 다른 방식이다.

김규태 인재개발팀부장은 "인건비에 대비해 교육비를 계산하는 것이 그
회사의 교육투자 정도를 정확하게 알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는 20억원을 인력개발에 투자했다.

아직은 인건비의 1.23% 수준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총인건비의 3%까지 교육훈련비를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인재양성에 그만큼 중점을 두고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교육훈련의 효과는 곧바로 품질개선과 생산성향상으로 귀결된다.

이 회사 올해 월평균 반도체 생산량은 6억개(60만K).

시설확충에 따른 증가량을 빼더라도 지난해 월평균 4억개보다 평균 30%
이상 생산성이 올라간 셈이다.

이 회사 교육의 특징은 자체 개발한 교육훈련프로그램.

30년가까이 쌓아온 기술력과 교육훈련과정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체
교육과정을 마련했다.

다른 반도체 회사에서 교육과정을 배워갈 정도다.

한마디로 반도체공장의 모든 교육내용을 집대성한 것이라 부를 만하다.

특히 제조직사원에 대한 직능별교육이 체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장점이다.

생산관리 품질관리 제조기술 장비기술 등 4개테마별로 32개 교육과정을
개설, 첨단 기술인력 양성에 힘쓰고 있다.

물론 교육과정의 제목이야 다른 공장과 마찬가지지만 교육내용은 독특하다.

실습장비에 맞춰 클래스당 6명이 1~2주간 교육을 받는다.

물론 하루 8시간 전일제 교육이다.

이렇게 기초기술교육을 받고 응용기술 전문기술을 받아야 해당작업에
투입된다.

자연 불량률이 낮고 우수한 제품이 생산되게 마련이다.

생산직 근로자에 대한 이같은 교육훈련은 이 회사 제품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요즘에는 무엇보다 품질관리와 장비기술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업무분야에서 새로운 기술과 장비가 하루가 멀다않고 선보이기 때문에
더욱 신경을 쓸수밖에 없다.

이렇게 직능별교육에서 배출되는 기술 인력은 연간 1천6백여명.

이와함께 신입사원 입문교육을 포함한 제조직사원교육이 또 10개과정에서
6천5백여명을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같은 교육훈련과정을 종합하면 한햇동안 교육을 받는 인원은 모두
1만1천6백여명선이다.

제조업체에서 가장 중요한 이같은 직능별 교육외에도 이 회사는 국제화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21세기 정보화 국제화시대에 맞는 인재개발을 위해서다.

대졸신입사원을 대상으로 1주일동안 일본 해외연수를 실시하는 것은
물론 대리이상 전사원에게 영어연수를 실시한다.

또 전사원을 대상으로 사내 어학과정을 마련했다.

현재 34개 과정에서 3백70여명이 교육을 받고 있다.

물론 어학능력우수자에게는 인센티브도 있다.

이 회사는 토익 7백50점이상자에게는 어학수당을 별도로 지급한다.

이와함께 정보화시대에 맞춰 앞으로 인터넷과 로터스 등 컴퓨터
프로그램을 가르치는 정보화교육을 신설, 5개과정 7백명을 대상으로
실시할 계획이다.

제조직 여사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직능별교육이외에 교양교육과정도 진행하고 있다.

꽃꽂이 서예 등 여성근로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과정을 실시한다.

또 2년마다 전 여사원을 대상으로 1박2일간 "한마음 대행진"이라는
연수훈련을 떠난다.

인재양성을 통한 기업성장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 김준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