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레벨의 작가가 그린 비슷한 사이즈의 그림가운데 구상화의 값이
추상화보다 더 나가는 게 보통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구상, 그중에서도 유화를 특히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
이런 현상을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현대적인 감각의 추상표현주의 계열 작품이 유행하면서도
실제로는 구상이 더 인기를 끌고있는 게 현실이다.

더군다나 요즘처럼 세상이 뒤숭숭할 때는 추상보다 구상을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지는 게 일반적인 경향이다.

이런 추세를 반영, 화랑가에서도 김일해 이호중 안병석 최영훈 구자승
장지원 주태석씨등 이른바 "자연주의 작가"들의 그림이 많이 팔려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상이 시끄러울 때는 복잡한 의미를 담고 있거나 난해한 그림보다
위안을 줄수 있는 편안한 느낌의 그림이 선호되고 있다는 이야기다.

반면 유행을 타지 않고 꾸준히 팔려나가는 경우는 어떤 유형의
작가들일까.

우선 미술사적으로도 언급이 되면서 대중적 인기를 확보하고 있는
작가들이라고 보면 된다.

두가지를 갖춘 작가들로는 이왈종 장순업 고영훈 황창배 이숙자 황주리
이석주 사석원씨 등을 꼽을 수 있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