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모 종교단체에서 "다 내 탓이요"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지금의 우리나라 상황은 그 구호가 무색하게도 전부가 "다 네 탓이요"라고
외쳐대고 있다.

우리경제가 어려워지고 정치상황이 혼란스럽기만 한데도 누구하나
책임지려고 하지 않으며 서로가 서로를 탓하고만 있다.

외제라면 사죽을 못쓰던 국민들이며, 이윤추구라면 그 어떤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악착같던 기업이며, 서로가 못잡아먹어 안달인 정치가들
모두 이제는 겸허한 마음으로 반성해야 한다.

방송에서 본 일본의 도산한 모 증권회사 시장의 눈물어린 자기반성이
감명스럽게 느껴지는 것은 지금 우리나라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상이한
때문이다.

이제는 모두 반성하고 다시 시작해야 할 때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