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중공업이 대대적인 조직 축소와 함께 임직원의 50%를 감축하고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는등 강도높은 초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강경호 한라중공업 부회장은 25일 "대부분의 프로젝트가 적자를 내는
현상황에서 회사를 살리기 위해선 혁명적인 결단이 필요하다"며 "강도높은
자구책 마련과 함께 수익성 위주의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자구책에는 <>조직과 인원의 절반 축소 <>비수익 사업본부 중단
<>보유부동산 등 유휴자산 처분 <>임직원 임금 삭감 등이 포함된다.

이에 따라 한라중공업은 전임원의 사표를 제출받는 동시에 다음주까지
공개적으로 희망퇴직자를 모집하고 목표에 미달하는 경우 권고사직도
검토키로 했다.

한라중공업은 특히 조선 중장비 플랜트 산업기계 등으로 구성돼 있는 4개
사업부중 일부 사업부를 매각하는 방안도 추진중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강 부회장은 "이번이 회사를 정상화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장기적인 사업전망이 있더라도 단기내에 수익을 내지 못하는 사업에선
모두 철수하겠다"고 말했다.

한라중공업은 지난해 1조2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세계 5대 조선소로
급성장했으나 전남 영암의 삼호조선소 건설에 1조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등 무리한 신규투자로 극심한 자금압박을 받아왔다.

한편 한라중공업는 올해 조선부문 6천5백억원 등 1조5천억원의 매출을
계획했으나 비상체제의 돌입에 따라 전면적인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한라중공업의 이번 초강경 조치는 IMF의 구제금융 등으로 재계가 강도높은
긴축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