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금융사들이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작업에 본격 들어갔다.

한국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종금업계 개편의 1단계
추진대상은 역시 재정경제원으로부터 외환개선명령을 받은 12개 종금사들.

이들 종금사는 26일까지 외화자산과 부채의 기간 불일치 개선 등 외화
자금난 해결을 위한 방안을 재경원에 보고해야 한다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
으로 부상하고 있다.

만약 이들 종금사가 현실에 맞고 추진할 수 있는 개선방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에는 오는12월 신용관리기금을 주체로한 실사를 받아 내년 1월말까지
강제 합병 등을 거쳐 금융시장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운명에 처할지도 모른다
는게 금융계의 시각이다.

이에따라 이들 12개 종금사가 마련중인 외환개선방안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각사별 대응방안을 알아본다.

<>합병=대한종합금융이 동방페레그린증권과의 합병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방안은 25일 발표직후 동방페레그린의 즉각적인 반발을 사며 2차 법적
공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으나 대한으로선 나름대로의 복안으로 오래전부터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종금은 한화그룹이 내놓은 구조조정을 통해 한화증권과의 합병이 추진
되고 있다.

특히 25일 3개 종금사 사장과 3개은행장이 급작스레 재경원으로 불려가
이들의 합병설이 강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자체 해결=신세계 고려 경남 한길종금 등은 보유자산을 매각, 부족자금을
구하는 쪽으로 대응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종금사중에서 특히 LG종금과 한솔종금은 외화리스자산 유동화를 통해
각각 4억3천만달러와 2억달러를 연내에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이들 2개 사가 대기업 계열사라는 점에서 이 방안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증자=삼양종금은 7백억원의 부실을 메우기 위해 1천억원의 증자를 추진
하려 했지만 자본금의 절반규모만 증자할수있다는 현행규정에 따라 일단
무상증자로 자본금 규모를 늘린 다음 유상 증자를 실시하는 방안을 강구
하기로 했다.

조만간 3백억원을 무상증자한뒤 3백억원을 유상증자하겠다는 것이다.

대주주인 동국제강의 지원아래 중앙종금은 내년말까지 5천억원을 추가로
증자하는 대대적인 증자계획을 추진키로 했다.

<>외환영업 포기=외화자산및 부채의 일괄양도를 공식표명한 곳은 아직 없다.

다만 대기업계열도 아니고 자체해결능력이 부족한 일부 지방종금사는 결국
이 대안을 갖고 당국의 구조조정의 칼을 피해 보려는 방안으로 택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이를 신중히 검토중이다.

종금사 간판 자체를 내리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기 위해선 외환영업을 포기,
과거의 투자금융사 시절로 돌아가 단기금융업무 등에 특화하는 차선의 길을
모색한다는 얘기에 다름아니다.

< 오광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