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에 화의를 신청한 수산그룹은 지난 84년 창업이후 10여년만에 올해
매출액 목표를 1조3천억원으로 잡을 정도로 급속히 성장한 중견그룹.

수산그룹은 세양선박 계열사를 제외하고 현재 수산중공업, 수산무역,
수산특장, 수산정밀, 수산정공 등 국내에 11개 계열사와 중국에 중장비비품
생산공장인 수산기계설비하문유한공사와 수리조선공장인
수산조선통주유한공사 등 3개 현지법인을 갖고 있다.

수산그룹 창업자인 박주탁 회장은 1950년 경남 남해에서 출생, 경남고,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지난 84년 경기도 오산시에 수산중공업 오산공장을
설립, 트럭, 크레인 등 특수 중장비 생산을 시작했다.

박회장은 수산정밀(90년), 수산스타(92년), 수산섬유기계(94년), 수산정공
(95년)을 잇따라 설립했다.

지난 95년말 건설업체인 (주)대호를 인수하면서 재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
했다.

수산그룹은 또 한보사태로 부도가 난 한보 위장계열사 세양선박과 대동조선,
세양주건, 코맥스 등 세양선박 3개 계열사를 인수하면서 "기업인수의 귀재"
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박회장은 이 과정에서 자금동원능력을 발휘, 문민정부에서 성장한 대표적인
"PK그룹"으로 꼽히기도 했다.

수산그룹은 최근 무선정보통신사업부문에도 진출, 지난해 10월 IDM무선정보
통신을 신설했으며 세양선박 계열사의 채무를 3천억원 가량 떠맡은채 국내
유일의 중형선박 전용 조선소인 대동조선을 인수하는 등 활발히 사업영역을
확대해 왔다.

수산그룹은 2000년대에는 매출 2조1천억원을 달성해 국내 50대 그룹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결국 무리한 사업확장과 금융위기에 따른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화의를 신청하게 됐다.

< 이치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