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고개숙인 김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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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삼대통령은 아시아 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원국 정상들중에서
5차례에 걸친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한 거의 유일한 대통령이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지난 93년의 시애틀 정상회의부터 밴쿠버 정상회의까지
김대통령은 APEC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게 사실이다.
"문민정부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한 정상외교를 펼치겠다"라든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중간자로서 초청자역할을 수행하겠다"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개도국인 만큼 성공한 개발경험을 살려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는 말들을 김대통령이 APEC에 올때
마다 즐겨 사용했다.
국내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지라도 APEC에만 오면 자신감을 갖고 정상
외교에 나서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밴쿠버 APEC 정상회의에 임하는 김대통령의 모습을 과거의
당당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종전에 즐겨 사용하던 말들도 자취를 감췄다.
한 마디로 "고개숙인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캐나다 일본 중국 미국 정상들과의 개별정상회담에서도 주제는 한국의
금융및 외환위기에 대한 협조요청이었고, 18개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에서도
IMF 자금지원요청 등에 대한 한국의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각국의 협력을
요청하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다른 어떤 국제회의보다도 APEC에 애정을 갖고 있었던 김대통령으로서는
자존심이 구겨질수 밖에 없었다.
외교는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워준
밴쿠버 APEC였다.
최완수 < 정치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
5차례에 걸친 정상회의에 모두 참석한 거의 유일한 대통령이다.
문민정부가 출범한 지난 93년의 시애틀 정상회의부터 밴쿠버 정상회의까지
김대통령은 APEC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게 사실이다.
"문민정부의 도덕성을 바탕으로 정정당당한 정상외교를 펼치겠다"라든가
"선진국과 개도국 사이의 중간자로서 초청자역할을 수행하겠다" "한국은
민주화와 경제성장을 동시에 이룩한 개도국인 만큼 성공한 개발경험을 살려
개도국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라는 말들을 김대통령이 APEC에 올때
마다 즐겨 사용했다.
국내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지라도 APEC에만 오면 자신감을 갖고 정상
외교에 나서는 모습을 볼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밴쿠버 APEC 정상회의에 임하는 김대통령의 모습을 과거의
당당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종전에 즐겨 사용하던 말들도 자취를 감췄다.
한 마디로 "고개숙인 대통령"의 모습이었다.
캐나다 일본 중국 미국 정상들과의 개별정상회담에서도 주제는 한국의
금융및 외환위기에 대한 협조요청이었고, 18개국 정상들과의 정상회담에서도
IMF 자금지원요청 등에 대한 한국의 경제상황을 설명하고 각국의 협력을
요청하는데 시간의 대부분을 할애했다.
다른 어떤 국제회의보다도 APEC에 애정을 갖고 있었던 김대통령으로서는
자존심이 구겨질수 밖에 없었다.
외교는 경제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평범한 진리를 다시한번 일깨워준
밴쿠버 APEC였다.
최완수 < 정치부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