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은행으로 하여금 종금사 외화자산을 인수토록 결정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외환시장은 약보합세를 띤 반면 해당은행들의 외화 차입여건은 다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은 매매기준율보다
6원50전 높은 1천1백24원으로 시작했지만 이후 1천1백20원 근처를 맴도는
약보합세를 나타냈다.

이에따라 26일 적용되는 매매기준율은 전일보나 3원70전 내린
1천1백13원80전으로 고시된다.

외환딜러들은 "외화자산 인수발표로 해당 종금사들의 외환업무가 사실상
중단, 외환시장내 달러화 사재기 수요가 약해져 이같은 관망세가 나타났다"
고 분석했다.

특히 원화 금리가 급등하면서 원화유동성에 문제가 생기면 금융권뿐 아니라
기업체에서도 달러화 내다팔기가 시작될 수 있다는 분석도 이날 시장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종금사 외화자산을 떠맡은 은행들의 경우 해외에서 유통되는
채권값이 하락하는 등 차입부담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들 은행이 발행한 채권은 현재 해외시장에서 거래가 대부분 끊겨 2006년
만기인 산업은행채권이 지표 역할을 하는데 미 재무성채권 금리에 얹어 주는
가산금리 수준은 2.7%포인트에서 2.9%포인트로 확대됐다.

그러나 국내 포철 한전 등 주요기업들의 해외 DR(주식예탁증서)값은 국내
증시에서 우량주 선호현상으로 값이 오르자 동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기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