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버트 나이스 IMF아시아태평양국장이 27일부터 협상을 본격 지휘함으로써
저성장 감수요구 등 거시경제운용과 재정에 관한 협의도 본격화됐다.

23일 먼저 입국한 IMF(국제통화기금)의 금융외환팀은 은행과 종금사의
재무구조 부실채권현황, 부실채권정리방안 등을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나이스국장이 입국하면서 한국은 저성장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과 일본
금융불안으로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볼때
상당히 강도높은 긴축과 구조조정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우석 재경원 국제금융심의관은 "다음주부터 19일 발표된 구조조정
프로그램에 대한 코멘트가 있을것"이라고 밝혀 금융산업 구조조정의 강도를
높이자는 IMF측 복안이 내주초쯤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IMF측은 부실채권정리와 금융기관건전성제고 금융기관구조정 등에 대한
방안을 집중적으로 제시하고 여기에 덧붙여 통화증발억제 통합재정수지
적자해소 등도 요구함으로써 결국 성장률하락과 고실업률등 고통을 감수
하도록 압박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금융=IMF측은 토마스 발리노팀장이 통화금리환율팀을 이끌면서 은행및
종금사의 재무제표를 입수, 자기자본비율 등에 대한 집중적인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종금사에 대해 부실채권규모 최근의 악화된 자금사정등을 깊게 파고
들고 있다고 재경원은 설명했다.

IMF측은 은행과 종금사의 부실여신분류기준과 관련, 부실여신의 축소계상
가능성, 낮은 주식평가손 반영비율 등 회계상의 불투명성을 지적해 건전성
기준에 대한 감독강화를 요청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은행과 종금사의 과다한 부실여신현황을 정확히 파악, 구조조정의 조기
실시를 촉구하고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준수 등을 요구
함으로써 금융권의 과다한 대출에 제동을 걸 전망이다.

<>국제수지=IMF는 또 외화자금부족규모를 확인하기 위해 외환보유고
가용외환보유액 외화예탁금 금융기관별 자금부족규모 현지금융규모 해외증권
과 상업차관현황 장단기차입비중 등 외환관련 사항을 상세히 조사하고 있다.

만기별로 외채상환일정과 현지금융 등 자료가 공개되지 않은 부분까지도
속속들이 조사한뒤 필요한 지원규모를 상부에 제시할 전망이다.

개방과 자유화를 기본정신으로 하고 있는 IMF로서는 외화유입과 금융산업
구조조정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법으로 자금지원과는 별개로 금융기관에 대한
외국인투자를 조기에 실시할 것을 권고하는 한편 은행에 대해서도 소유지분
한도를 상향조정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측도 은행현지법인설립을 내년초에 허용하는등 이들의 요구를 적극
수용한다는 전략이다.

<>거시경제=우리측은 내년도 성장률 물가 실업률 국제수지 등 거시경제에
대한 전망치를 제출했다.

이는 IMF측이 충분히 알고 있는 만큼 큰 논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융구조조정과 재정긴축 등 현안을 처리하는 결과로 나타나는 성장률
하락 등을 전망, 구조조정의 강도를 조절하게 된다.

나이스국장이 고통감내를 요구한 것으로 볼때 이미 1-2% 수준의 성장률
하락과 실업률급증을 예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정=통합재정수지의 적자해소를 강력히 요구, 4-5조원의 재정긴축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정이 직접 긴축을 통해 부실채권정리에 기여할 것을 요구할 가능성
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구체적인 사업축소는 정부 몫이지만 국책사업과 농어촌구조개선
사업 등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IMF측은 <>통화금리환율 <>국제수지및 외환 <>재정 <>산업 <>거시경제 등
5개팀으로 나뉘어 재경원과 한은을 오가며 실사를 진행중인데 28일에는
통화금리환율팀이 주로 한국은행에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