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인하프 위크"이후 에로틱영화의 대명사로 자리를 굳힌 애드리안
라인감독, "데미지"에서 아들의 애인과 불륜에 빠지는 중년남자로 나온
제레미 아이언스, 서정적인 영화음악의 대가 엔니오 모리꼬네가 만났다면
웬만한 영화팬 누구나 관심을 가질 것이다.

게다가 그 각본이 40대 남자와 10대소녀의 파행적 사랑을 그린 1950년대
미국의 문제작 "로리타"(원작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라면.

미국에서 소수 전용극장에서만 상영될수 있는 R등급(Restricted) 판정을
받고 대형배급사들의 외면으로 개봉되지 못한 영화"로리타"가 우리나라에서
상영된다.

이 영화가 만들어진 것은 62년 거장 스탠리 큐브릭감독이 메가폰을 잡은데
이어 두번째.

"어린이에 대한 성적학대"문제로 미국내 개봉이 어려워진 마당에 국내에
먼저 보이게 돼 더 관심을 모은다.

기본설정은 40대중반의 교수 제레미 아이언스가 젊은 미망인의 집에서
하숙하다가 그녀와 가까워지고 나아가 조숙한 10대소녀인 그 딸과 깊은
관계에 빠진다는 것.

아이엄마가 사고로 죽자 제레미 아이언스는 보호자 명목으로 아이를 데리고
다니며 애정행각를 벌이다가 마침내 파멸한다.

풋내나는 소녀의 도발적인 매력과 죄책감속에 갈등하는 남자의 심리묘사
속에 애드리안 라인 특유의 감각적인 화면이 눈길을 끈다.

빨간 체리위에 새하얀 크림을 얹는 것이나 새빨간 입술 사이로 까만
초코쿠키를 문 장면은 음식과 에로틱한 상황을 연결하는 라인의 장기를
최대로 표출한 화면.

파격적인 상황과 감각적인 화면이 정사장면 못지 않은 충격을 준다.

국내 수입사 율가필름(대표 이황림)은 수입심의(17일 통과과)와 일반의
정서를 고려해 약간의 편법을 썼다.

계부와 딸을 아저씨와 소녀로 바꿨다.

원작은 미국에서 발표 5년뒤에야 금서목록에서 풀리고 나이많은 남자가
어린소녀에 집착하는 현상이 "로리타 컴플렉스"라고 명명되면서 줄곧 화제에
올랐다.

연소자 관람불가.

12월20일 개봉예정.

<조정애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