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가 연극으로 만들어진다.

극단 길라잡이(대표 임진택)가 같은 제목으로 12월12일~1월25일 소극장
아리랑에서 공연하는 것.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는 홍세화라는 개인의 파란만장한 삶을 담은
에세이집.

95년 출간돼 30만권이상 팔린 화제작이다.

연극은 홍세화씨의 개인적 삶을 서사적으로 풀어나간다.

서울 명문대 출신인 그는 70년대 시국사건에 연루돼 15년이상 파리에
망명하고 있다.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파리에서 택시운전을 하는 기구한 운명이 고국에서의
과거와 교차된다.

6.25의 와중에서 한마을 사람의 절반이 몰살당한 사건에 대한 회상으로부터
낭만과 고민이 교차되던 대학시절, 반독재투쟁과 군사정부의 무자비한 탄압,
프랑스 망명허가를 받기 위해 허둥대던 일, 택시운전사로서의 에피소드,
갈수 없는 조국에 대한 연민과 회한이 차례대로 펼쳐진다.

연극은 파리의 이방인 홍세화씨가 망명생활에서 얻은 "똘레랑스"라는
개념을 관객에게 전달한다.

"똘레랑스"는 나와 남을 모두 포용하고 개인의 개성이 존중되는 민주사회.

민족의 분단으로 서로의 사상을 인정하지 않고 미움과 증오로 얼룩진 한국
사회를 파리와 비교해본다.

파리관광을 노래한 "파리로 오세요"와 택시면허 시험장면, 샹송과 랩등이
파리의 분위기를 풍긴다.

여기에 춤과 영상, 임진택씨 특유의 판소리등이 결합돼 종합예술무대로
꾸며진다.

홍세화씨 역은 순천향대 영문과교수인 이현우씨, 부인역은 상명대교수인
이화원씨가 맡아 작품의 깊이를 더한다.

765-8770.

<박준동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