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선거운동 이틀째인 27일 국민회의와 자민련 부정선거신고센터는
한나라당의 "불법" 홍보책자가 제본되고 있는 현장을 지난 26일 밤 확인,
증거를 확보하고 경찰 및 선관위에 신고했다며 한나라당에 대해
불법선거운동 중단을 촉구했다.

한나라당이 서울 구로구 소재 한 인쇄소에서 제작한 "열린마음 따스한
가슴으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란 이회창 후보의 홍보물은 이후보의
성장과정과 평소 생활을 지켜봤다고 자처하는 사람들을 내세워 지지를
호소하면서 다른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그러나 이 홍보물은 선거법에서 정하고 있는 규격을 지키지 않은데다
맨뒷장에 보일듯말듯한 글씨로 "당원용"이라고 표기한 것외에 발행주체
등을 명기하지 않아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양당은 주장했다.

선관위도 이날 인쇄 및 배포중지 명령을 통해 선거운동기간이 시작된
이후 선관위에 등록되지 않은 홍보책자를 배포하는 것은 불법인 만큼
문제의 책자가 배포될 경우 엄정 의법처리될 것이라고 밝혀 일단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손을 들어주었다.

선관위측은 다만 "제본중인 이 책자들이 아직 배포되지 않은 데다
인쇄자체가 선거법상 처벌대상이 아니어서 배포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국민회의는 선관위가 배포중지명령을 내린직후 성명을 내고 "깨끗한
정치를 구호로 외치는 이후보측이 상대후보를 헐뜯는 흑색선전물을
정책홍보책자라는 미명아래 수십만부를 인쇄한 것은 파렴치하다"며
한나라당에 대해 "불법 부정선거획책을 중지하고 사과하라"고 거듭
요구했다.

한나라당은 이 홍보물의 인쇄 및 제본 사실은 인정했으나 선거기간중
배포하지 않아 불법은 아니라고 주장하고 배포중지를 약속했다고
선관위측은 전했다.

국민회의는 또 이날 이회창 후보측이 피라미드판매방식을 활용, 후원회
입회원서 1백장을 모아오는 사람에게 5만원씩의 사례금을 지급하는 등
"금권선거"를 시도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증거를 수집중이라고 주장했다.

정동영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리당은 이같은 사례를 서울 충북
부산 등에서 확인했으며 증거자료의 일부를 곧 공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안동선 부정선거감시조사위원장도 "28일중 이후보측의 불법선거운동
사례를 증거와함께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한나라당은 구범회 부대변인 논평을 통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후보가 무엇이 아쉬워서 입당원서를 팔겠느냐"고 일축했다.

이와함께 한나라당은 전남 고흥지구당 최문수 위원장 명의로 "국민회의
유종필 부대변인은 아무런 근거도 없이 이회창 후보의 장남 정연씨를
본인이 안내해 밤낚시를 하고 노래방에 다녔다는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하는 등 즉각 반격했다.

< 허귀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