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및 등.경유 등 주요 석유류제품 가격이 유종에 따라 28일부터
최고 22%까지 올라 환율급 등의 충격과 부작용이 마침내 일반서민생활에도
본격적으로 밀어닥치기 시작했다.

SK LG칼텍스 한화에너지 쌍용정유 현대정유 등 정유5사는 환율급등에
따른 환차손누적으로 휘발유 예상소비자가격을 리터당 8백42원에서
9백23원으로 9.6%인상, 28일부터 시행한다고 27일 통상산업부에 신고했다.

등유는 리터당 3백75원에서 4백58원, 경유는 3백74원에서 4백57원으로
22.1%씩 인상된다.

정유업계는 신고대상인 휘발유 및 등, 경유가격을 당초 12월1일부터
올리려 했으나 이미 대폭인상이 예고된데다 사재기등 유통시장의
수급혼란조짐이 일자 이를 앞당기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유사들의 신고가격은 휘발유의 경우 81원 오르는 것이나 환율급등으로
업계가 예상했던 인상폭 약 1백원보다는 크게 줄어든 것이다.

정유5사는 휘발유의 12월소비자가격이 최소한 리터당 9백40원이상 돼야할
것으로 분석했으며 통상산업부도 신고가격보다 9원이 높은 9백32원을 27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했었다.

등.경유도 당초 전망했던 예상소비자가격보다 인상폭이 6원, 11원씩
축소됐다.

이들 3개유종의 가격이 단기간에 이처럼 크게 오름에 따라 서민가계는
차량연료비와 난방비 등에 커다란 추가부담이 불가피하게 됐으며 버스 등
대중교통요금에도 상승압박이 가중될 것이 분명해졌다.

이와함께 산업계전반에도 유가인상의 후유증이 확산, 원가상승에 따른
공산품 등 기초생필품의 가격인상 또한 꼬리를 물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휘발유는 지난 9월까지만 해도 리터당 8백20원, 등.경유는 3백50원대에
머물렀었다.

통산부와 정유업계는 그러나 이번 가격에도 불구하고 연말까지 달러당
환율이 1천원대를 지속할 경우 휘발유값이 리터당 1천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5시께 정유사들이 잇다아 인상안을 발표하면서 퇴근길을
이용해 기름을 넣으려는 운전자들이 주유소로 몰려들어 북새통을 이루었다.

서울 중랑구 목동 태릉주유소에서 기름값이 인상된다는 보도가 나간
직후인 오후 6시께부터 승용차 수십대가 몰려 주유소앞 도로가 순식간에
주차장을 방불케 한것은 물론 석유통을 든 주부들이 빨리 기름을 팔라며
아우성을 쳤다.

< 양승득 / 김호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