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10월께로 기대됐던 경기저점이 도래했다는 증거를 찾을수 없게 됐다.

그간 경기상승의 가능성을 알렸던 주요 경제지표들이 10월들어 일제히
적신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제통화기금(IMF)은 강도높은 재정및 통화긴축을 요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경기저점시기를 도무지 예측할수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10월중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생산이 지난해 10월보다
12.2% 증가, 지난달 증가율(10.1%)을 앞질렀다.

그러나 이같은 생산증가율은 거품에 불과하다는 것이 통계청의 설명이다.

외견상 청신호를 보이게한 주요인은 전년도 동기보다 무려 1백4.8% 급증한
반도체.가격하락으로 채산성은 악화되고 있지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생산은
급증했다.

이에따라 반도체를 뺀 생산증가율은 2.5%에 그쳐 반도체를 제외한 9월중
생산증가율 3.2%보다도 낮아졌다.

재고증가율의 동향도 의미심장하다.

지난해 9월 21%(전년 동기대비)에 이르렀던 재고증가율은 같은해 11월
18%이후 대체로 하향안정추세를 보여 왔다.

이에따라 지난 8월에는 4.5%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9월중 4.8% 상승에 그친뒤 지난달에는 8%로 치솟았다.

공장을 놀리수 없어 울며겨자먹기식으로 생산했지만 팔리지 않아 창고에서
썩고 있는 셈이다.

소비와 투자의 경우는 한마디로 처참하다.

도소매 판매의 위축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기계류수입액이 전년동월대비 28.4% 급감하는 등 기업의 신규 투자는
사실상 전면 중단된 상태다.

극심한 내수 불황국면이 내년 이후로 연장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따라 현재의 경기국면를 알려주는 동행종합지수 순환변동치도 경기저점
무기연기설을 뒤받침하고 있다.

순환변동치 전월차가 지난 7월까지 감소세를 유지하다 8월과 9월에 모처럼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 경기저점 기대감을 높였으나 10월들어 보합세
(0.0%포인트)로 반전한 것도 불길한 징조로 볼수 있다.

<최승욱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