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국제통화기금(IMF)구제금융 신청이후 소비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통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특히 그동안 불황속에서 호황을 누려오던 할인점들도 사상 처음으로 매출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불황의 여파가 업종에 관계없이 전유통업계로 확산되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IMF구제금융신청이후 롯데, 신세계,
현대, 뉴코아, 미도파, 갤러리아 등 서울시내 대형백화점의 매출이 10~30%
가량 급감하고 있다.

특히 지난 21일이후 대부분 백화점이 사실상의 바겐세일인 입점업체 자체
세일행사를 시작했음에도 매출이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업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업계는 "경기불황에도 그나마 실낱같이 살아있던 구매심리가 IMF체제로
들어감에 따라 서민층은 물론 부유층에서도 위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가수입상품을 많이 취급하고 있는 고급백화점들이 특히 타격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압구정점의 경우 평일 하루매출이 15억7천2백만원에서 지난 21일
IMF자금신청이후 10억4천1백만원으로 무려 33.7%나 줄어들었다.

현대 무역점도 9억3천2백만원에서 7억9천4백만원으로 14.8%나 매출이
감소했다.

갤러리아 압구정점은 IMF자금지원 신청전 하루 8억원에 이르던 매출이
최근들어 6억8천만원으로 17.6% 줄어들었다.

외제유명브랜드가 대부분인 이 백화점 명품관의 경우 하루 3억2천만원에서
2억5천만원으로 23%나 감소했다.

롯데본점은 평일 하루매출이 종전의 17억원에서 지난 21일 이후 15억원으로
11.7% 줄어들었다.

신세계 본점과 미아점, 영등포점, 천호점은 그전 평일 하루 21억2천만원
이었던 매출이 18억6천만원으로 13.9% 감소했다.

지난 93년 등장이후 높은 매출신장세를 거듭하던 할인점업계도 21일이후
매출이 감소세로 돌아섰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