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산업은 업계가 처해있는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높은
외화가득률을 보이고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산업이다.

80년대중반까지 경제발전의 견인차역할을 해왔으며 지난87년
단일업종으로는 처음으로 수출 1백억달러를 기록하는 등 성장을 거듭해왔다.

올해는 원화환율의 상승 등으로 지난해보다 수출이 뚜렷이 늘어
1백85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입은 전년보다 줄어든 52억달러에 머물러 섬유부문은 1백30억달러가 넘는
무역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섬유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작년에는 중국 홍콩시장에서 수출부진, 의류의 지속적인 수출감소로 수출이
전년대비 3.6% 줄어들어 1백77억1천2백만달러를 기록했었다.

90년대들어 첫 마이너스 성장이었다.

올들어서는 섬유원료 사류 직물 등의 수출이 늘면서 섬유류전체로는
수출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IMF긴급차관으로 외환위기를 넘겨야할 지경이 된 우리 경제가 섬유산업이
아니었다면 그 어려움은 한층 심각했을 것이 분명하다.

섬유산업을 아직도 "효자산업"이라고 하는 것은 그런 이유다.

그러나 섬유산업은 값싼 노동력을 바탕으로 중국 등 후발개도국이
추격해오면서 가격경쟁력을 잃었고 정보화와 고급화 등으로 차별화된
신제품을 내세운 선진국에는 품질경쟁력을 상실, 업계전체가 기로에 서있다.

올들어 3.4분기까지 섬유류 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사류는 13억7천2백만
달러로 전년동기보다 무려 30.7% 증가했다.

직물은 79억3천8백만달러로 4%, 원료는 7억1천6백만달러로 14.2% 각각
늘었다.

제품은 37억8천1백50만달러로 5% 줄었다.

섬유류 전체로는 3.4분기중 1백38만7백90만달러로 전년동기보다 3.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류는 면사 화섬방적사 견사수출이 줄었으나 주력수출품목인 화섬F사가
중국 EU등으로 수출이 늘어 전체적으로 큰 폭의 수출증가세를 보였다.

직물류는 편직물이 40.9% 늘어난데다 모직물도 14.7% 늘어 직물류전체로는
수출이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주요 수출품목인 화섬F직물은 내수부진, 중국의 활발한 제직.가공시설확충,
홍콩의 중국귀속이후 홍콩에 대한 직수출감소 등으로 5.9% 줄어들었다.

제품류는 편직제의류와 가죽의류의 수출이 둔화되고 있고 편직제
남성아우터셔츠 언더셔츠 코트재킷 등은 일본시장수출이 34.7%나 축소됐다.

대일수출이 줄어든 것은 일본경기가 침체된데다 중국 등 후발개도국들의
저가제품공세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가별로는 직물류의 주요수출국인 홍콩과 일본에 대한 수출이 각각 12.8%,
29.8% 감소한 반면 대미수출은 미국의 경기회복과 원화절하의 영향으로
12.2% 늘었다.

EU 중국에 대한 수출도 각각 21.4%, 18.1%로 큰 폭의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화섬F사가 1백47%, 편직물 3백18.9%, 화섬F직물
1백18.1%의 수출증가를 보이고 있다.

섬유산업의 수출을 고도화하려면 섬유산업을 선진국형 지식정보집약
산업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비의류용(산업용)섬유 등 신제품과 신기술을 개발하고 신섬유 염색가공
패션분야등을 집중 육성, 전략적인 해외마케팅으로 중고급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업종간 협력 및 계열화를 위한 기업의 구조개선이
시급하다.

지금처럼 기업간 거래가 종속관계로 이뤄진 체제로는 합리적인 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종간 협업화,계 열화를 통해 원부자재의 수급을 원활히 하고 수출질서를
유지하며 수출마케팅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글로벌경영체제의 구축과 정보화도 긴요하다.

원부자재의 공급 생산 판매 등이 국경없이 신속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국내뿐만아니라 해외생산 등을 통해 생산을 이원화해야한다.

신소재 및 패션디자인 개발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위해 이탈리아 일본 등
외국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것도 필요하다.

또 EDI POS등을 기반으로 리드타임을 단축해 판매효율을 높이는
QR(Quick Response)시스템을 구축하고 섬유정보의 DB화가 요망된다.

상품의 차별화전략도 중요하다.

후발개도국과 제품을 차별화하고 선진국에 대해 품질경쟁력을 배양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신섬유와 첨단섬유를 개발하고 염색가공기술, 패션디자인의
개발 등 고부가가치분야를 집중공략해야한다.

또 우리의 독창적인 디자인으로 승부해야한다.

해외마케팅도 강화해야할 것이다.

OEM방식의 생산에서 벗어나 우리브랜드로 세계시장을 정복하려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마케팅력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 상품기획기능을 높이고 국내외전시회에 활발히 참가해야
할 것이다.

< 채자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