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의 날] 업종별 수출동향 : 기계..동남아 위기로 '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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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업계는 주요 수출국가의 경기부진으로 올해 고전한데 이어 내년도
수출전망마저 밝지않아 고민하고 있다.
기계산업의 수출은 국내 전체 수출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백5조원의 생산량에 수출액만 3백95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의 생산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반기계부문만 살펴봐도
30만8천여명의 종업원이 지난해 35조원을 생산했고 이중 91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그러나 기계산업은 또한 대표적인 수입적자 품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적자 2백억달러중 기계부문의 적자가 36억달러로
전체의 약20%를 차지하는 문제를 낳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내 기계산업의 기술력이 낙후된 원인이 크다.
기계공업진흥회의 조사결과를 보면 설계기술 등 핵심 기술수준이 선진국의
45~58%선에 불과하다.
결국 기술력의 낙후로 주요 원자재나 핵심부품을 수입해 단순조립하거나
가공하는 수준에 머물다보니 수출을 할수록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를
갖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업체가 설비투자를
1%가량 늘릴 경우 자본재(생산기계)의 수입은 단기적으론 0.59%,
장기적으로는 1.0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건을 애써 만들어 팔아봤자 버는 것보다 생산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출하는 돈이 더 크다는 얘기다.
올해도 기계업계는 수출에서 큰 재미를 못봤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 기계산업의 전체 수출액은 2백33억5천만달러로
2.1%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일반기계는 64억9천6백만달러로 11.6% 가량 늘어났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출목표 달성을 위한 밀어내기를 강행, 해외현지에서 상당수가
재고로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정밀기계 전기기계 금속제품 등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더욱 큰 문제는 국산기계의 최대 수출지역인 동남아국가들이 경제위기
등을 겪으며 판로가 막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는 국내 기계수출액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의 시장이다.
동남아시장은 특히 기술 가격 등으로 선진국시장에서 판로를 잃어가던
국산 기계업계가 유일하게 희망을 걸고 있던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 9월중 이지역에 대한 국산기계 수출액은 7억5천3백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15%나 감소했다.
기계공업진흥회 손길수 조사팀장은 "지난 여름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 국가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9월부터 국산기계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대선진국시장의 수출도 기술과
가격장벽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동남아지역마저 무너지면 국산기계의
해외수출이 구조적인 불황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계업계가 전망하는 내년도 수출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독일이나 일본제품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밀리고 저가품시장에선 대만제나
중국제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샌드위치현상이 내년엔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원화가치의 하락이 수출부문에선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계업계의 경우 수입원자재의 가격상승 및 원가부담으로 상쇄돼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지역별로보면 미국의 경우 점차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시장의 경우 특히 QS9000 등 새로운 인증제도가 나타나며 보이지않는
수출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도 상당부문 상실한 상태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이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좋은 리스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국내업체들은 현지수요자들이 요구하는 금융조건을 채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업체의 경우 6개월간 제품을 무료로 써보고 그후 할부금을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현지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이나 중국제품과는 공급원가에서부터 싸움이 안되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술력은 선진국의 80%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선 아주 가격이 싸거나 금융조건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아무것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나 EU의 경우 현지의 경기불황으로 인해 국산기계에 대한 수요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다만 일본의 경우 과도한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고 수입을 다변화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어 희망은 있으나 국산기계의 수출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동남아지역 역시 경제회복속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쉽사리 수출계획을
짜기조차 어렵다는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유일하게 중남미와 동구권으로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나 전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평을 듣고 있다.
결국 기계업계는 내년 수출이 적정한 환율 유지 여부와 동남아국가의
경제회복속도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
수출전망마저 밝지않아 고민하고 있다.
기계산업의 수출은 국내 전체 수출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1백5조원의 생산량에 수출액만 3백95억달러를 기록했다.
기업의 생산활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일반기계부문만 살펴봐도
30만8천여명의 종업원이 지난해 35조원을 생산했고 이중 91억달러어치를
수출했다.
그러나 기계산업은 또한 대표적인 수입적자 품목이기도 하다.
지난해 한국의 무역적자 2백억달러중 기계부문의 적자가 36억달러로
전체의 약20%를 차지하는 문제를 낳기도 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국내 기계산업의 기술력이 낙후된 원인이 크다.
기계공업진흥회의 조사결과를 보면 설계기술 등 핵심 기술수준이 선진국의
45~58%선에 불과하다.
결국 기술력의 낙후로 주요 원자재나 핵심부품을 수입해 단순조립하거나
가공하는 수준에 머물다보니 수출을 할수록 수입도 덩달아 늘어나는 구조를
갖게 됐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국내 업체가 설비투자를
1%가량 늘릴 경우 자본재(생산기계)의 수입은 단기적으론 0.59%,
장기적으로는 1.0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건을 애써 만들어 팔아봤자 버는 것보다 생산설비를 마련하기 위해
지출하는 돈이 더 크다는 얘기다.
올해도 기계업계는 수출에서 큰 재미를 못봤다.
올들어 지난 9월까지 국내 기계산업의 전체 수출액은 2백33억5천만달러로
2.1% 늘어나는데 그쳤다.
특히 일반기계는 64억9천6백만달러로 11.6% 가량 늘어났으나 대부분의
기업들이 수출목표 달성을 위한 밀어내기를 강행, 해외현지에서 상당수가
재고로 쌓여있는 것으로 알려져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정밀기계 전기기계 금속제품 등은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더욱 큰 문제는 국산기계의 최대 수출지역인 동남아국가들이 경제위기
등을 겪으며 판로가 막혀가고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국가는 국내 기계수출액의 53%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의 시장이다.
동남아시장은 특히 기술 가격 등으로 선진국시장에서 판로를 잃어가던
국산 기계업계가 유일하게 희망을 걸고 있던 지역이다.
그러나 지난 9월중 이지역에 대한 국산기계 수출액은 7억5천3백만달러로
전년 동월대비 15%나 감소했다.
기계공업진흥회 손길수 조사팀장은 "지난 여름 싱가포르 태국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지역 국가에서 시작된 외환위기가 9월부터 국산기계 수출에
본격적인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며 "대선진국시장의 수출도 기술과
가격장벽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동남아지역마저 무너지면 국산기계의
해외수출이 구조적인 불황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고 진단했다.
기계업계가 전망하는 내년도 수출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독일이나 일본제품에 비하면 기술력에서 밀리고 저가품시장에선 대만제나
중국제에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샌드위치현상이 내년엔 더욱 심화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원화가치의 하락이 수출부문에선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계업계의 경우 수입원자재의 가격상승 및 원가부담으로 상쇄돼
별다른 이득을 보지 못할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지역별로보면 미국의 경우 점차 수출물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시장의 경우 특히 QS9000 등 새로운 인증제도가 나타나며 보이지않는
수출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도 상당부문 상실한 상태다.
미국 일본 독일 등이 낮은 금리를 바탕으로 좋은 리스조건을 제시하고
있는데 국내업체들은 현지수요자들이 요구하는 금융조건을 채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업체의 경우 6개월간 제품을 무료로 써보고 그후 할부금을 받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현지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이나 중국제품과는 공급원가에서부터 싸움이 안되는 형편이다.
업계 관계자는 "우리 기술력은 선진국의 80% 수준으로 판단된다"며 "이러한
상황에선 아주 가격이 싸거나 금융조건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현재로선
아무것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이나 EU의 경우 현지의 경기불황으로 인해 국산기계에 대한 수요자체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다만 일본의 경우 과도한 무역수지 흑자를 줄이고 수입을 다변화하려는
정책을 펴고 있어 희망은 있으나 국산기계의 수출에 얼마나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이다.
동남아지역 역시 경제회복속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쉽사리 수출계획을
짜기조차 어렵다는게 업계의 하소연이다.
유일하게 중남미와 동구권으로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나 전체
분위기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는게 평을 듣고 있다.
결국 기계업계는 내년 수출이 적정한 환율 유지 여부와 동남아국가의
경제회복속도에 크게 영향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이영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