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선 전세계를 무대로 마케팅 활동을 펼쳐야 한다.

경쟁력이 살아있는 지역에만 매달리면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설땅은
갈수록 좁아진다.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자세로는 무역적자국의 멍에를 벗을수 없다.

그러나 무차별적인 밀어내기식 수출로는 경쟁력을 확보할수 없다.

작전이 필요하다.

지역별로 특화된 제품과 서비스로 공략하는 수출전략이 수립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현지 실정을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의 지역본부장 6인이 들려주는 지역별 수출전략과
유망상품을 소개한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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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창곤 <본부장>

중남미 시장을 가장 먼저 파고 든 것은 직물이었다.

지난 80년 후반부터 천연섬유 시장에 한국산 합성직물이 파고 든 것이다.

자본과 기술을 필요로 하는 합성직물 분야는 중남미에서는 생소한
것이었다.

직물은 우리 기업들에 중남미 시장의 존재를 알려준 일등공신 품목이었다.

직물에 이어 가전제품수출이 이어졌다.

중남미 소비자들의 욕구상승과 맞물려 한국산 가전제품이 이곳 시장을
파고 들자 비로소 중남미 시장의 중요성이 인식됐다.

가전에 이어 자동차 시장진출도 한국산 제품 성가를 배가시킨 요인으로
평가된다.

한국제품은 이제 일본 및 유럽산과 당당히 시장에서 겨룰수 있는 지위까지
올라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제는 세계시장변화에 맞춰 중남미로도 소량주문을 확대하고 중소기업형
제품수출이 이어져야 할 때이다.

개미군단의 수출참여가 절실한 시점이다.

직물 가전 자동차의 수출로 이뤄놓은 한국산 브랜드 이미지 효과로
중소기업제품의 진출도 의외로 수월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 진출 성공을 계기로 자동차 부품수출이 확대돼야 한다.

TV 냉장고 세탁기 수출로 다져진 이미지를 이용해 가정용 가전제품,
PC주변기기, 생활용품분야로 품목을 확대해야 한다.

특히 중남미는 공업화 단계, 산업구조면에서 우리와 보완관계에 있으며
우리의 제조기술과 현지 자원을 활용한 호혜적 산업구축이 가능한
산업협력파트너이기도 하다.

이런 중남미 시장개척도 이들의 상관습, 기질 차이등으로 인해 우리에게
쉬운 시장은 아니다.

중남미에서는 긴장보다 느긋하고 여유있는 생활이 정착돼 있다.

특히 60년대 이후 수입대체산업 육성이 발전모토로 채택되면서 경제는
오히려 후퇴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국제상거래에서 다소 뒤처진 관행이 자리를 잡았다.

시장개척에 그만큼 인내가 필요하다.

중남미 소비자들의 유럽편향적인 사고와 관습도 미국식 체제에 익숙한
우리에게 불리한 점이다.

다품종 소량오더 형태도 교역확대의 걸림돌이 됐다.

그러나 일단 진출에 성공하면 무궁무진한 시장이 열려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