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동안 한일이 별로 없습니다. 그저 구조조정만 했습니다"

지난 95년 태인유통으로부터 편의점 로손을 인수해 2년간 사령탑을 맡아온
김홍기 코오롱유통사장은 취임이후 40%의 인력을 감축했다.

실적이 좋지않은 80개점포를 폐쇄하고 대신 1백개점포를 새로 냈다.

투자비가 많이 드는 직영점비율을 65%에서 7%대로 크게 낮췄다.

김사장은 "유통업은 하드웨어적 사고방식으로는 불가능하며 소프트웨어적
사고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편의점의 핵심역량이 전산시스템에 있다는 판단아래 효율을 최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사업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김사장은 업계최초로 표준재고관리시스템을 만들었다.

모든 점포의 재고 및 진열방식을 표준화, 최고 2%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다.

또 외국에도 전례가 없는 점포와 본사간 자동발주시스템을 구축, 점주들의
이익을 늘려 주었다.

코오롱본사도 이익을 냈음은 물론이다.

미국 로손에도 이 시스템을 수출할 계획이다.

그는 편의점업계 최고의 전산시스템라고 자부한다.

김사장은 "구조조정과 시스템 재구축사업으로 인수때 떠안은 1백억원이
넘는 누적적자를 올해중에 다 털어내고 내년에는 흑자를 기록할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IMF자금지원이후 다른 기업들이 감량경영에 나서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로손의 1인당 부가가치도 2년만에 2배로 늘어났다.

이제 내부정비가 웬만큼 된만큼 영업전략도 공격적으로 바꿨다.

마케팅과 머천다이징에 경영의 무게중심을 두기로했다.

김사장은 "가장 깨끗하고 가장 친절한 편의점"이란 새로운 슬로건을 현실화
시킬 계획이다.

그는 "점포직원들이 고객에게 상품을 주고 돈을 받는게 아니라 고객과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사장은 전략가이다.

비전을 제시하고 현실에서 부적당한 부분을 조각하듯 끊임없이 깎아 나간다.

그는 늘 1등만을 생각한다.

지난 87년 코오롱상사 스포츠본부장을 맡아 올림픽에서 스포츠의류영업
1등을 차지한 화려한 경력도 있다.

그래서 남이 차지한 1등을 쫓아가는 벤치마킹은 안한다.

김사장은 로손을 99년 이익률 1위, 2002년 외형 1위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에 차있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