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걸레면 남에게도 걸레다"

국내기업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구조조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두산그룹이 금과옥조처럼 믿고 있는 "구조조정 3대원칙"의 하나다.

현금흐름을 높이기 위해 회사나 부동산을 팔 때는 가격이 생각보다 적게
매겨지더라도 과감히 팔아 치우라는 것이다.

내가 걸레처럼 여기는 회사나 부동산을 남이 가치있게 볼리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걸레를 억지로 처분하기 보다는 우선 자기가 보석처럼 여기는
회사나 부동산 주식을 팔아 캐시플로(현금흐름)를 개선한 후 여유를 갖고
"걸레"를 파는 전략이 낫다는 설명이다.

두산그룹 박용만 기조실장은 28~29일 춘천 두산리조트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
가 주최한 세미나에 참석, 두산그룹의 구조조정 사례를 설명하며 "두산이
코카콜라음료사업이나 3M과 코닥 네슬레의 지분을 매각한데는 이런 원칙이
적용됐다"고 말했다.

박실장은 또 최소한 이 세가지 원칙 정도는 지켜가야 구조조정작업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조조정 3대원칙의 나머지 두가지는 "구조조정 컴플렉스에 빠지지 말라"와
"스스로 만든 성역을 깨라"이다.

박실장은 구조조정 작업에 착수해 자산을 팔려고 하면 사내외에서 "그렇게
어려우냐" "그것까지 팔아야될 정도냐"는 소리를 듣게 마련이고 이에따라
최고경영자나 임직원들이 위축되기 쉽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걸 이겨내지 않으면 구조조정 작업은 진척되지 않는다고 박실장은
덧붙였다.

한편 두산그룹은 "지난 2년간의 뼈를 깎는 구조조정 노력결과 올해 특별
이익을 포함, 2천8백억원이 넘는 흑자를 보게 됐다"며 "앞으로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2차 구조조정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