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이치충격이 노동빅뱅으로 이어지고 있다.

자진폐업한 야마이치증권 종업원(그룹전체 1만명)의 재취업문제가 일본
경제 핫이슈로 부상하면서 ''금융빅뱅'' 다음차례는 ''노동빅뱅''이라는 소리가
높다.

연쇄도산 인수합병 등 금융빅뱅의 여파로 대량실직 사태가 발생하자 종신
고용을 키워드로 한 일본식 고용패러다임의 근본적 개혁을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노동빅뱅의 포인트는 인력의 유동성 강화.

야마이치증권은 최근 임원 8명으로 구성된 고용추진위원회를 발족, 부용
그룹 등 관련기업에 의뢰를 요청한 상태다.

마루베니 히타치 캐논 닛산 등은 이번이 찬스 라며 실력있는 중견사원
채용에 적극 나설 채비다.

마루베니 관계자는 "야마이치에는 우리가 원하는 조건을 갖춘 인재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의 정보서비스업체 EDS는 1일 야마이치증권 계열 정보통신업체인
야마이치시스템의 전직원 6백여명을 채용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흡수합병셈이다.

이에대해 일본업계는 "고용유동화의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평가
하고 있다.

금융기관의 연쇄파산을 계기로 고용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을 비롯, 외국계 통신 및 방송업체, 컴퓨터업체 등 전업종에 걸쳐
인력 유동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일본개발은행에 따르면 화이트칼러의 직업소개업 규모는 현재 연간 3백억
엔으로 몇년후에는 2천억엔을 넘을 전망이다.

지난 4월 직업소개업에 관한 규제완화에 따라 화이트칼라 대상의 민간
직업알선이 자유화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여기에 야마이치 등의 파산이 겹치면서 인력이동은 더욱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 종신고용 원칙은 수년전부터 서서히 무너져왔으나 전직 등과
같은 화이트칼라의 유동성은 매우 낮았다.

그러나 최근 금융기관의 잇단 ''돌연사''로 화이트칼라들에게 전직 및
재취업은 현실로 닥친 것이다.

하지만 채용기준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어학능력 전문성 나이 등이 관건이다.

이런 기준을 만족하지 못하는 샐러리맨의 ''시장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특히 기업입장에서 주택융자 교육비 등 비용지출이 많은 장년층이상
샐러리맨들의 올 겨울은 더욱 추울 것 같다.

<장진모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