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체와 유통업체가 물류관리에 서로 협력하는 ECR(효과적 소비자반응)
가 비용절감을 위한 새로운 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제조업체 대형유통업체 외국인투자기업등 70여개 기업이 참여해 만든
산업물류협회는 26일 협회정기총회를 열고 민관합동으로 한국ECR추진위원회
를 발족시키기로 했다.

사무국은 산업물류협회내에 둘 계획이다.

공종식 산업물류협회회장은 "현재 국내물류관련협회중 회원사수가 70여개로
가장 많고 업종도 원재료공급자-제조업체-유통업체를 망라하고 있어 전산업
에 ECR바람을 몰고 올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소비재산업과 관련된 2백개여개 기업을 회원사로 유치해 이런
바람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한국능률협회 한국수퍼체인협회 등도 비용절감을 위한 새로운
전략인 ECR를 널리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보고 전담조직신설 등의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ECR는 효과적 소비자 반응이라고 번역하지만 공급업자인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와 전산시스템을 서로 연결해 유통업체에서 판매되는 시장동향을
리얼타임으로 파악할수 있도록 하는 기법이다.

이를 통해 고객반응을 그때그때 바로 파악하기 때문에 효과적으로 대응할수
있다.

ECR에 대한 교과서적인 선례는 세계최대의 소매유통업체인 미국월마트와
생활용품회사인 프록터 앤 갬블(P&G)간의 협력사례다.

월마트는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을 오픈해 자기매장내에서 P&G제품의
판매동향을 P&G가 공장에서 시시각각으로 점검할수 있도록 했다.

그결과 P&G는 재고부담이 없어졌고 물류에 따른 비용도 대거 덜어냈다.

P&G는 전체적으로 약10%의 비용을 줄일수 있었다.

이는 또 월마트의 판매가인하로 이어졌다.

제조업자와 공급업자가 동시에 이익을 보는 윈윈게임에 성공한 것이다.

ECR는 단순히 공급업자인 제조업체의 재고비용만 줄이는게 아니다.

효과는 여러군데서 발생한다.

수요측면에서는 효과적인 신제품도입과 판촉활동에서도 고객수요변화에
따른 정확한 전략을 쓸수 있고 효율적인 상품구색을 꾸밀수 있게 된다.

또 기술적인 측면에서 공급체인상의 여러과정의 자동화와 의사결정을 위한
시스템을 공급할수 있다.

미국의 커트새몬컨설팅회사가 ECR를 실시한 한 식품회사의 비용절감효과를
분석한 결과 매장진열 상품보충 판촉전략 신제품개발등에서 매출액의 10.8%
에 이르는 비용절감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유통업계도 제조업체에 판매자료 공개를 점차 확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이나 신세계백화점도 일부 제조업체에 판매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LG유통과 코오롱유통도 제조업체나 중간도매상인 벤더업체에 일부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리얼타임으로 시장상황을 파악할수 있는 ECR까지는 아니지만 첫걸음은
뗀 셈이다.

여기다 산업물류협회등 각종 단체에서 이런 ECR 확산운동에 불이 붙이고
있어 비용절감을 통한 경쟁력강화를 위한 새로운 유통.물류기벌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안상욱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