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솔종금 등 재무구조가 나쁜 9개 종금사에 대해 12월말까지 업무정지명령이
내려졌다.

이에따라 이들 종금사에 예금을 한 고객들은 당분간 예금을 찾지 못하게
됐다.

특히 사전에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은 상태에서 전격적으로 종금사의 영업
을 정지시키는 바람에 자금순환이 중단돼 기업들이 무더기로 1차부도 위기에
몰리는 등 큰 혼란이 빚어졌다.

기업들이 종금사에 예금을 해두었으나 찾을 수가 없어 어음을 결제하지
못한데다 정부가 만기도래한 어음을 모두 연장해 주도록 했으나 지침이
불분명해 연장조치가 제대로 실행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재정경제원은 2일 청솔 경남 고려 삼삼 신세계 쌍용 한솔 항도 경일 등
9개 종금사에 대해 연말까지 업무정지명령을 내리고 내년 3월까지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에는 인가를 취소, 폐쇄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중 재무상태가 가장 나쁜 청솔종금은 연말까지 경영개선계획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곧바로 인가를 취소하기로 했다.

재경원은 종금사 업무정지에도 불구하고 예금자들에게는 추후 예금액
전액을 환불해주기로 했으며 업무정지 기간중 만기가 돌아오는 어음은 모두
만기를 연장해 주도록 했다.

또 이들 종금사가 보유한 기업어음을 담보로 은행이 특별대출을 해주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기업들은 이날 9개 종금사로부터 예금을 인출하거나 단기자금을 빌려
이날 교환돌아온 어음을 결제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런 영업정지로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거래은행으로부터 하루짜리 긴급대출을 받기도 했다.

특히 9개 종금사가 여신만기를 연장할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기준이
마련되지 않아 여신만기를 연장받지 못한 기업도 속출했다.

이들 기업에는 우량 중견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상당수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에대한 대책이 즉각 마련되지 않으면 기업들이 연쇄부도에
몰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9개 종금사외에 대한등 5개 종금사와 1개 증권사도 예금인출 등으로
1조1천억원을 제때 막지 못했으며 이들중 일부는 3일로 연장조치를 받았다.

이날 영업을 정지당한 9개 종금사는 자금인출이 동결됨에 따라 결제자금을
막지못해 "법적으로 가해진 지급제한" 사유로 "부도"처리됐다.

< 하영춘.조일훈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