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쿄=김경식특파원 ]

일본 관료사회의 꽃으로 최고의 권력을 상징해온 대장성이 재무성으로
바뀐다.

21세기에 대비한 중앙성청 개편을 심의해 온 행정개혁회의(회장 하시모토
류타로 총리)는 3일 발표한 최종보고서에서 대장성의 명칭을 재무성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기존 22개 성청이 1부12성청으로 통폐합됐으나 신설된
경제산업성 노동복지성 국토교통성 등이 모두 종전과 명칭이 유사한 데 비해
대장성만이 이름을 완전히 달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대장성 관리들은 가장 역사가 오래된 명칭을 충분한 사전논의나
설명없이 갑자기 바꾼 데 대해 충격을 표하면서 일부에서는 반발 기미까지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큰 창고를 뜻하는 대장성은 관료들의 파워가 막강한 일본에서 최고의
엘리트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관청가인 "가스미가세키"를 대표하는 최고의
권력기관으로 불려왔다.

대장성은 8세기초 고대 일본의 율령제가 공표되면서 처음으로 등장한
이름으로, 당시 8성중의 하나로 조정에서 국가의 관물을 보관하기 위해
설치한 창고에서 기원하고 있다.

이번 명칭 변경은 최종 협의과정에서 하시모토 총리의 의견을 반영,
단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행정개혁의 초점이었던 대장성의 재정과
금융 분리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