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를 살리자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대기업들 사이에 부장급이하
직원은 아예 차를 회사로 가져오지 못하게 하거나 직원들에게 지하철표를
나눠주는 등 통근버스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또 일반 시민들도 경제살리기 차원에서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는 사람이
늘어 서울도심의 차량소통속도가 크게 빨라지고 있다.

삼성카드는 최근 부장급 이하 사원들은 승용차를 이용한 출퇴근을
금지시켰다.

임원들의 경우도 1주일에 한번은 차를 회사에 놔두고 대중교통 이용을
의무화했다.

또 임원들이 타고온 차를 업무용으로 사용토록 하는 대신 회사차량을
대폭 줄였다.

삼성카드 이경우대표는 자택이 있는 여의도에서 대중교통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다.

포항제철은 아예 일반 직원들이 원할 경우 지하철 이용권을 무료로
지급, 대중교통이용을 유도하고 있다.

현대그룹의 경우 최근 분당과 일산 노선의 통근버스를 확충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올 여름까지만 해도 버스마다 10자리는 비었었는데
요즘은 빈자리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주)선경의 경우 지난 2일부터 10부제를 실시키로 했다.

이밖에 일반 시민들의 자가용 이용도 크게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주부 김미경씨(31 서울 역삼동)는 "아이들 유치원갈때나 시장갈때
승용차를 썼는데 이제는 자제하고 있다"며 "경제가 어려운데 기름한방울
안나는 나라에서 휘발유를 마구 사용할 수는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대우그룹에 근무하는 이민형씨(29)는 "그룹차원에서 운동을 벌이고
있지는 않지만 직원들 사이에 자가용이용을 자제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며 "자가용 대신 통근버스를 한번이라도 이용해본 사람은 막히는
길때문에 생기는 스트레스가 없어 계속 대중교통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의류상을 하는 박민형씨(52)는 "평소에
테헤란로에 있는 거래처에 가려면 1시간20분 정도 잡았으나 요새는
1시간도 안걸린다"고 말했다.

< 조주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