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0대증권사중 하나인 고려증권이 금융기관 사상 처음으로
부도를내 6일부터 영업이정지 된다.

그동안 일반기업의 부도는 많았으나 금융기관이 부도를 낸 것은
근래를들어 처음이다.

5일 고려증권은 상업은행 7백90억원등 조흥 서울 외환은행등에
돌아온 2천억원규모의 어음을 막지못해 최종부도 처리했다.

이에따라 주식투자를 위해 고려증권를 이용했던 일반투자자들이
큰 손해를 보는 것은 물론 IMF협상타결이후 회복기미를 보이던
증시에도 찬물을 끼얹는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려증권의 부도는 부실금융기관의 연쇄부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재정경제원은 증권사 부도가 미치는 파장을 의식해 이날 한국은행
채권은행등과 긴밀한 접촉을 갖고 외국환평형기금을 동원하는 방안을
검토했었으나 고려증권의 부실이 워낙심해 거래은행에 처리를 맡겼다.

금융계는 고려증권이 증시침체로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한데다 그간
지급보증을 남발,최근 대기업연쇄부도와 함께 대규모의 대지급이
생겨나면서 극심한 자금난을 겪은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콜자금조달 창구역할을 했던 계열사 고려종금이 최근 업무정지를
당한데 따라 은행들의 콜공급이 차단되는등 자금줄이 완전히 막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증권감독원은 고객들이 고려증권에 맡긴 예탁금의 경우 증권
투자자보호기금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떼일 염려가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금융시장은 고려증권의 부도와 종금사들의 무더기 부도
위기로 공황에 가까운 상황을 보였다.

콜금리와 기업어음(CP)할인률은 법정최고금리(연25%)에 육박했고
회사채 유통수익률도 급상승했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