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대란 극복안으로 한국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는 독일의 폴크스바겐식
잡 셰어링(job sharing)이 브라질의 새 노사관계 변수로 등장했다.

브라질의 폴크스바겐 현지법인은 잡 셰어링을 노조측에 제시하면서 감원을
최소화하자고 설득하고 있어 브라질 노동계의 반응에 세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브라질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폴크스바겐 현지 법인은 경기 불황으로 인한
대량 해고를 막기 위해 1인당 노동 시간을 줄이자고 노측에 지난 2일 제안
했다.

임금기준으로 20%의 삭감 효과가 나도록 노동 시간을 단축하는 잡 셰어링
으로 해고를 막아보자는 것.

폴크스바겐이 독일에서 톡톡히 효과를 봤던 이 방식을 본격 "수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실업난에 처한 다른 나라들이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대해 폴크스바겐 브라질법인의 상 파울루공장 노조원들은 투표를 통해
경영진의 잡 셰어링 제안을 지난 3일 일단 거부했다.

인력 부문에서 경비절감을 하려는 방안 자체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또 근로시간을 나누어 가짐으로써 임금이 떨어지는 것은 고임금국인 독일
같은 선진국에서는 통용될지 모르나 개도국인 브라질에서는 수용하기 힘든
협상안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 정부가 경제 위기 타개책으로 초강력 긴축정책을 밀어붙이고
이 여파로 특히 자동차 업계가 치명타를 입을 전망이어서 폴크스바겐 경영자
들도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형편이다.

폴크스바겐을 비롯해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해외 자동차 대기업들은
남미 시장을 노리고 브라질에 앞다투어 공장을 세웠으나 브라질 정부의
초강력 긴축정책 발표로 졸지에 불황의 늪에 빠졌다.

브라질 정부는 지난달 초강력 긴축정책을 선언하면서 자동차의 경우 소비
세율을 8%에서 13%로 높이고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다고 발표해 시장을 위축
시켰다.

이처럼 브라질 자동차 시장의 불황 강도가 심하자 폴크스바겐 사측도 대량
해고가 불가피하다고 강조하고 있어 앞으로 극심한 노사 분규마저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노측이 잡 셰어링에 관심을 기울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형편이다.

< 양홍모 기자 >


[[ 잡 셰어링이란 ]]

유럽 최대의 자동차회사인 독일 폴크스바겐이 대량 해고를 피하기 위해
지난 94년 도입했던 고용조정제도다.

골격은 주5일 근무를 주4일 근무로 바꾼 것.

물론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근로자당 임금은 감소된다.

예를들어 노동자 네사람이 주5일에서 주4일로 근무시간을 단축하면 다른
사람이 동료 근로자의 단축시간을 넘겨받아 주4일 근무를 할 수 있고 결과적
으로 해고를 억제하는 효과를 본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일(job)을 나누어가지는 것(sharing)이다.

폴크스바겐은 주정부가 대주주인 공기업이었기 때문에 대량해고를 피해야
한다는 정부정책에 충실할 수 밖에 없어 실업난 해결을 위한 고육책으로
잡 셰어링을 도입했다.

이 제도는 독일처럼 실업문제를 안고 있는 다른 EU(유럽연합)국들로
급속히 확산됐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