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도음식은 투박하고 감칠맛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지방 음식보다 맵고 짜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대로 된 경상도음식을 맛본 사람들은 깊은 맛이 있다고 말한다.

서울 잠실에 위치한 생고기집 "제비원"(대표 권기용)은 경상도음식의
진미를 감상할 수 있는 음식점중 하나다.

이 집에선 경북도청이 허가한 한우제공업체 "제비원축산"을 통해 경북
안동지방의 암소만을 가져다 사용한다.

산간지방에서 풀을 먹고 자란 암소라야 고기맛이 제대로 난다는 권사장의
고집때문이다.

특히 새끼를 한두마리 낳은 5백~5백50kg의 암소를 주로 들여온다고.

이 집의 고기는 미식가들로부터 "상강육"으로 불린다.

"서리가 내린듯" 흰부위가 고기전체에 골고루 퍼져 있어 맛이 더없이
좋다는 뜻이다.

종류는 등심(1인분 1만5천원) 안창살(1만8천원) 차돌배기(1만3천원) 등
세 가지.

오래 씹어야 알 수 있는 경상도음식의 참맛은 8가지 기본반찬에도 드러
난다.

멸치를 찌지 않고 말려 맛을 낸 "동해안생멸치조림", 부추를 소금에 저려
실오라기처럼 말려 만든 "부추장아찌", 생콩가루를 묻혀 쪄낸 "부추찜",
고추를 밀가루에 묻혀 익힌 "고추찜", 소금을 뿌린후 부쳐낸 "삼색전" 등.

쌉쌀하면서도 그윽한 맛이 경상도음식에 대한 오해를 불식시키기에 충분
하다.

이 집의 또다른 별미는 "안동식혜"다.

후식으로 제공되는 "안동식혜"는 고춧가루물을 넣어 새콤달콤한 맛을 내는
게 특징.

찹쌀을 쪄 고들고들하게 만든 다음 무 생강 고춧가루물 엿기름 등을 섞어
열을 가하지 않고 8시간동안 발효해 만든다.

간단한 식사를 위해서는 "안동국시"(4천원)와 "안동국밥"(5천원)이 적당
하다.

안동 본토박이임을 강조하는 권대표는 "양말을 안신거나 반바지차림 등
예의에 어긋나는 복장을 한 사람은 입장할 수 없다"고.

연중무휴. 50석. 주차 40대 가능.

203-3420

< 박준동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