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민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

무국경 지구촌 경제시대의 국제관계는 각국의 경제실리에 의해서 좌우된다.

자원의 대부분을 외국에 의존하고 있고 생산된 제품의 상당부분을 외국에
수출하고 있는 우리에게 대외 경제정책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문제다.

대외 경제정책의 새로운 출발은 각종 법과 제도의 과감한 개혁을 통한
국제규범의 적극적 수용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국내의 법과 관행의 개선을 통한 국제규범의 적극적인 수용이 우선적으로
이루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각종 국제기구에 능동적으로 참여할수 있게 될
것이다.

특히 새정부는 능동적인 통상외교를 펼쳐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의 통상외교는 기업들의 대외활동상 애로를 발굴해 상대국에
문제를 제기하고 이를 해결하기 보다는 상대국의 문제제기와 협상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외교였다.

WTO출범 이후에도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네번째로 많은 제소를 당했고
최근에는 자동차시장 개방에 대해 소극적인 대처로 일관하다 미국의
슈퍼301조에 의한 우선협상 대상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우리의 통상외교를 보다 능동적이고 공격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우선 곳곳에
남아있는 보호주의적 성격의 제도와 관행을 철폐해야 한다.

그다음에 통상산업부 재정경제원 외무부 등에 산재해있는 통상업무를
한곳에 통폐합하는 통상외교체제의 정비도 필요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