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여파에 따른 시중자금 경색과 금리폭등으로 민간주택건설업체들이
서울과 수도권 일부를 제외한 지방아파트공급을 당분간 중단키로 함으로써
앞으로 주택공급에 심각한 차질이 우려된다.

특히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될 경우 자금사정이 취약한 중소건설업체의
무더기 도산은 물론 주택공급 부족에 따른 수급불균형 심화로 집값이
또다시 들먹거릴 가능성도 높아 대책마련이 시급한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현대건설 대우건설 삼성물산건설부문 동아건설 현대산업개발 청구 등
주택협회 회원사 주택본부장들은 최근 긴급모임을 갖고 이달중 분양
예정이던 아파트공급을 중단, 내년으로 연기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시중 단기금리가 연25%까지 치솟고 중도금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아파트공급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 분양을 연기키로 했다.

이들은 또 그동안 아파트중도금 대출자금의 주요조달창구였던 할부금융
종금사등 금융기관의 위기로 주택건설업체들의 자금압박이 심각하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정부에 지원을 요청키로 했다.

이에따라 이달중 전국에서 공급될 예정이던 민영아파트 3만여가구중
서울동시분양(3천8백68가구)과 수도권 자체분양분을 제외한 2만가구
이상이 공급되지 않게 됐다.

특히 김해시 장유지구, 부산 거제지구 등 대단위 물량이 공급되는
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이 연기됨에따라 이들 지구에서의 향후 분양일정도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현대산업개발은 이달 청주 하복대, 양산 물금, 김해 삼계동 등 전국
9곳에서 공급예정이던 아파트 7천3백8가구의 분양을 내년사업으로 넘겼다.

이 회사는 또 가급적 연내 분양키로했던 경기도 광주군 초월면
(4백35가구) 등 수도권 지역 공급분도 상황이 호전될때까지 분양을
미루기로 방침을 정했다.

청구는 이달공급분중 경기도 화성등 수도권 일부만 예정대로 분양하고
김해 장유지구, 포항 우현동, 김포 풍무리 등 나머지 사업들은 내년에
벌이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번에 분양연기되는 물량이 1천5백여가구로 많지않고
지난달까지 올해 공급계획물량을 대부분 소화했으나 내년사업은 차질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선경건설도 부산 거제지구와 김해 장유지구 2개블록서 공급키로한 아파트
1천1백37가구의 분양을 미뤘다.

이 회사는 이 지구서 동시에 아파트를 공급키로했던 다른 건설업체들이
분양을 연기함에따라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다.

이밖에 대우건설은 김해 장유지구와 이천 증포리 분양사업을, 우방은
김해 장유지구 2개블록 분양분을, 쌍용건설은 부산 거제지구 아파트
공급을 모두 내년으로 넘겼다.

성원건설 풍림산업 금강주택 우남건설 등 중소건설업체들도 이달중
경기도 광주 남양주 안산등서 아파트를 분양키로 했던 계획을 수정, 당분간
분양을 중단키로 했다.

채원병 현대산업개발 주택사업부장은 "시중자금 경색현상이 단기간에
해소되지 않을땐 중소건설업체들은 물론 대형업체들도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므로 정부차원의 강력한 지원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 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