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것은 3.7m 파퍼팅.

들어가면 거금 1백만달러(약 12억원)를 품에 안지만 실패하면
연장전이다.

여기에 더해 상황은 한층 긴박하다.

경쟁선수가 먼저 10m의 긴 버디퍼팅을 성공한 뒤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닉 프라이스(39.짐바브웨)는 침착했다.

아마도 그의 일생에서 "가장 큰 베팅"이었을 그 천금같은 퍼팅이
컵속으로 사라진 것이다.

세계 최고의 우승상금이 걸린 97 밀리언달러챌린지골프대회(총상금
2백51만달러)의 주인공은 이렇게 퍼팅으로 가려졌다.

3라운드까지 선두에 3타 뒤졌던 프라이스는 최종일 최종홀에서
그린미스끝에 남겨진 파퍼팅을 어렵게 성공시켜 1백만달러를 거머쥐었다.

승부처가 된 마지막 홀에서 두번째 샷이 그린을 넘긴뒤 칩샷마저 홀을
지나쳤지만 1퍼팅으로 승리를 낚은 것.

반면, 3일내내 선두를 지켰던 왼손잡이 필 미켈슨(미)은 16,18번홀에서
거푸 보기를 범하며 4위에 그쳤다.

8일 새벽 (한국시간) 남아공 선시티의 게리플레이어CC(파72)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프라이스는 4언더파 68타를 쳐 합계 13언더파 2백75타로
1타차 우승을 차지했다.

프라이스는 93년 이 대회에서 대회신기록(24언더파 2백64타)으로
우승한바 있어 이번이 두번째 정상등극이다.

프라이스에 1타 뒤져 연장전기회를 상실한 선수는 홈코스의 어니 엘스와
USPGA선수권자 데이비스 러브3세.

두 선수 다 합계 12언더파 2백76타였다.

특히 엘스는 18번홀에서 10m 버디퍼팅을 성공해놓고 있었던터라
프라이스가 마지막 퍼팅을 놓쳤더라면 연장에서 우세한 상황을
이끌법했었다.

이번 대회에서 누구보다 땅을 친 선수는 필 미켈슨.

67-68-69타에서 보듯 3라운드내내 60대스코어를 내며 선두를 유지했던
그는 예상외로 이날 73타를 쳤다.

1백만달러와는 인연이 없었다고 볼수밖에 없는 스코어였다.

미켈슨의 불행은 8번홀(파4)에서 감지됐다.

세컨드샷이 그린을 오버한뒤 거기에서 한번 풀썩거리며 더블보기
(4온2퍼팅)를 한 것이다.

프라이스도 경기후 "8번홀에서 미켈슨이 파를 했더라면 이야기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미켈슨은 16번홀 보기로 공동선두에서도 탈락했고,18번홀에서 3퍼팅으로
또 보기를 범하면서 공동 2위마저 확보하지 못했다.

스코어는 2백77타였다.

베른하르트 랑거(독)가 합계 2백78타로 5위를 기록했고 지난대회 챔피언
콜린 몽고메리(영)는 2백86타로 톰 레이먼(미)과 함께 7위에 머물렀다.

< 김경수 기자 >

<>최종순위

(1) 닉 프라이스 (2백75타.71-68-68-68)
(2) 어니 엘스 (2백76타.69-70-70-67)
데이비스 러브3세 (68-67-74-67)
(4) 필 미켈슨 (2백77타.67-68-69-73)
(5) 베른하르트 랑거 (2백78타.69-70-67-72)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