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대우그룹으로 넘어간다.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과 김덕환 쌍용그룹종합조정실사장은 8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쌍용그룹이 갖고 있는 쌍용자동차지분
53.5%를 대우그룹이 인수키로 합의, 15일 정식계약을 체결한다고 발표했다.

대우그룹의 쌍용자동차인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자금지원이후 업계자율에
의해 최초로 이뤄진 인수합병(M&A)으로 과잉투자에 시달리고 있는 국내
자동차산업의 구조조정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된다.

양측은 이날 공동발표에서 지난 6일 인수에 관한 기본원칙에 합의했고
쌍용그룹의 주거래은행인 조흥은행 등 채권단의 동의를 얻어 이달중
대우그룹이 쌍용자동차경영권을 정식 인수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우그룹은 쌍용자동차가 갖고 있는 3조4천억원의 부채중 2조원을 그대로
떠안고 나머지 1조4천억원은 쌍용그룹이 인수하게 된다.

대우가 인수하는 쌍용자동차의 주식지분에 대해서는 실사과정을 거쳐
대우가 주식대금을 쌍용측에 지불하게 된다.

조흥은행 등 채권단은 이날 오전 회의에서 대우가 승계하는 부채 2조원에
대해 10년간 원금상환을 유예해 주고 쌍용그룹이 떠안는 1조4천억원에
대해서는 5년거치 5년분할상환을 적용키로 했다.

김태구 대우자동차회장은 "대우자동차는 쌍용자동차를 인수함으로써 4륜
구동형과 소형승합차종을 추가해 경소형에서 대형까지 승상용차 전차종을
생산하게 돼 명실상부한 종합자동차업체로 부상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쌍용자동차를 인수하더라도 대우자동차와 합병하지 않고 독립
법인형태를 유지하며 대형상용차를 제외한 쌍용자동차 차종도 생산이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김덕환사장은 쌍용자동차를 대우에 매각키로 한 것과 관련, 기술제휴선
인 독일 벤츠와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쌍용정유의 협력선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의 동의를 구했다고 밝혔다.

<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