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 프로그램이 한창인 인도네시아에서 개혁의
총책임자인 마리 무하마드 재무장관의 거취를 놓고 금융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깨끗하고 강직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가 최근 실세제중의 실세인
수하르토 대통령의 차남 밤방이 소유하고 있는 안드로메다은행을 전격 폐쇄
시키자 밤방이 반발, 그를 고소하면서 장관 사임설과 해임설이 나돌고 있는
것.

마리장관은 수하르토가 지난 93년 직접 기용한 인물.

이런 그가 ''개혁에는 대통령도 예외없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어 국민들의
신망도는 더욱 높다.

지난해 대통령 3남이 주도하는 국민차계획이 발표될 때도 세금우대정책
등을 들며 끝까지 반발, 대통령의 미움을 사기도 했던 그였다.

대통령에게 직언할 수 있는 몇안되는 장관으로 꼽힌다.

구미금융관계자들은 "그의 퇴임은 투자가들에게 경제개혁에 대한 실망감을
불러일으켜 루피아화 투매 등 금융불안이 재연될 것"이라고 염려하고 있다.

경제운영 수완이 대내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데다 국제통화기금
(IMF)주도의 경제개혁을 단행하는데 그의 존재가 불가결 하다는 인식때문
이다.

내년에 3월 대통령선거에서 재선이 점쳐지고 있는 수하르토가 그를
재임명할지는 두고봐야 알겠지만 그의 퇴임자체만으로도 인도네시아의
경제 개혁프로그램은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