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위축된 큰손 한국' .. 눈총과 우려 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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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들이 현 경제위기를 극복하기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사업을 재조정
하는 작업에 나섰다.
일부국가에서는 당초의 현지투자계획을 축소 또는 유보하는게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해당국 정부는 한국기업이 약속한 투자계획이 취소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에도 불구 우리기업이 제시한 수출
신용장을 불신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한때 해외투자의 "큰손"으로 각광을 받아왔던 한국기업들의 대외 이미지가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를 현지 특파원을 통해 전한다.
[편집자]
========================================================================
[[ 미국 ]]
미국 중서부 지방이 때아닌 "한국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 삼성 LG 등 한국기업들이 이들 지역에 약속했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당분간 겉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건설키로 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당초 청사진과 달리 대폭 축소 가동될 예정이어서 해당 주정부와 시정부의
실망이 여간 큰 게 아니다.
삼성측은 당초 계획한 대로 1단계 투자는 실행에 옮기겠지만 더이상의
시설 확장은 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시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등 다른 지역과 한바탕 경합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삼성
측에 싼 값에 토지를 제공하고 조세를 감면해 주기로 하는 등 적지 않은
지역 예산을 쏟아부었다"며 "삼성이 당초 약속과 달리 투자 규모를 줄임으
로써 지역 경제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명"은 삼성이 인수한 컴퓨터업체 AST 리서치사의 대규모 인원
감축방침이 발표된 캘리포니아 쪽에서 더 크게 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AST 리서치사의 경영 회생을 겨냥, 전 인력의 37%에 달하는
1천1백20명을 추가 감축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오리건주와 LG전자가 경영권을
인수한 제니스사의 본거지인 시카고 등지에서도 한국 관련 뉴스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현대전자의 경우 오리건 반도체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확보해 둔 터여서 당장 차질은 없을 전망이며 LG 역시 제니스에 대한 감량
경영을 최근 몇 년간에 걸쳐 진행해 온 만큼 당분간 큰 폭의 추가 수술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 영국 ]]
영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은 최근의 경제위기로 야기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별기업에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금조달 차질로 현지투자계획을 연기시킨 현대 삼성 LG 등 대기업
관계자들은 영국 정부와 언론들이 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무척 당혹해 하고 있다.
현대전자관계자는 "스코틀랜드정부는 물론 현지언론과 거래업체들로부터
투자가 유보되는 게 아니냐는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관계자는 "경비절감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출장자제나 소모품 아껴
쓰기운동을 전개하다보니 일부 현지종업원들이 혹시 감원 등으로 직장을
잃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구주본사관계자는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해 한국을 냉소적으로 바라
보는 현지인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별기업에까지 확산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투자계획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대기업들의 어려움이 앞으로
가중될 경우 기업이미지는 물론 자동차 전자제품 등 브랜드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게 일부기업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런던=이성구 특파원 >
[[ 일본 ]]
IMF의 긴급구제금융지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현지사정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일본금융기관들은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을뿐 아니라 기존 대출분에 대해서도 계속 회수에 나서고 있다.
법정관리업체나 신용도가 특히 떨어지는 일부기업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래자체를 중단해버린 상황이다.
일본금융기관가운데 일부는 현지 진출한 한국기업이 신용장베이스로
수출한 대금에 대해서도 수입상으로부터 입금이 될 때까지 상담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기업들은 또 지금까지 해오던 외상판매를 중단하고 대신 현금거래를
요구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계은행들이 발행하는 수입신용장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내는 일본기업
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한 일본종합상사는 최근 "사내회람"을 통해 "한국수출시 대금결제조건을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사는 한국의 유력하고도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은행이 발행한
신용장만 받도록 요구했다.
이 정도로 끝난 것이 아니다.
"가능하면 일본이나 유럽 미국은행 등의 보증을 받을 것"을 아울러 요구
했다는 것이다.
일부 바이어들은 최근의 급격한 원화절하 경제불안 등과 관련, 한국의
안정적인 공급을 우려하면서 수입가격의 인하를 요청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 중국 ]]
한국기업에 대한 따가운 눈총은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농업은행은 베이징소재 한국 기업들이 신용장으로 수출한 수출대금에
대해 수입상으로부터의 대금결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신용장 상담을 기피
하고 있다.
이보우 한국외환은행 베이징지점장은 "예전에는 한국에 상당한 신뢰감을
갖고 있던 중국농업은행마저 우리 기업의 신용장을 불신하고 있다"며 "농업
은행 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신용이 땅에 떨어지기는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일부 한국 여행사들은 한차례에 20~30명의 관광객을 모집, 중국 파트너와
숙박료 및 항공료 등을 정산하기로 해놓고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크게 오르자 제때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
이형기 아시아나항공 베이징지점차장은 "일부 중국여행사들이 한국 여행사
의 대금결제 등이 지연되자 한국관광객 모집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대중투자 기업들은 중국측 파트너가 "자본금을 제때에 납입할 수
있느냐.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졸라대는 바람에
애를 먹고 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
하는 작업에 나섰다.
일부국가에서는 당초의 현지투자계획을 축소 또는 유보하는게 불가피한
실정이다.
상황이 이러하니 해당국 정부는 한국기업이 약속한 투자계획이 취소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에도 불구 우리기업이 제시한 수출
신용장을 불신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한때 해외투자의 "큰손"으로 각광을 받아왔던 한국기업들의 대외 이미지가
점차 악화되는 분위기를 현지 특파원을 통해 전한다.
[편집자]
========================================================================
[[ 미국 ]]
미국 중서부 지방이 때아닌 "한국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 삼성 LG 등 한국기업들이 이들 지역에 약속했던 대규모 투자 계획이
당분간 겉돌 것이 확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텍사스주 오스틴시에 건설키로 한 메모리 반도체 공장이
당초 청사진과 달리 대폭 축소 가동될 예정이어서 해당 주정부와 시정부의
실망이 여간 큰 게 아니다.
삼성측은 당초 계획한 대로 1단계 투자는 실행에 옮기겠지만 더이상의
시설 확장은 유보키로 했다고 밝혔다.
오스틴 시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삼성의 반도체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캘리포니아 등 다른 지역과 한바탕 경합을 벌였고 그 과정에서 삼성
측에 싼 값에 토지를 제공하고 조세를 감면해 주기로 하는 등 적지 않은
지역 예산을 쏟아부었다"며 "삼성이 당초 약속과 달리 투자 규모를 줄임으
로써 지역 경제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이같은 "비명"은 삼성이 인수한 컴퓨터업체 AST 리서치사의 대규모 인원
감축방침이 발표된 캘리포니아 쪽에서 더 크게 들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AST 리서치사의 경영 회생을 겨냥, 전 인력의 37%에 달하는
1천1백20명을 추가 감축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전자가 반도체 공장을 짓고 있는 오리건주와 LG전자가 경영권을
인수한 제니스사의 본거지인 시카고 등지에서도 한국 관련 뉴스에 바짝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만 현대전자의 경우 오리건 반도체 공장 건설에 필요한 재원을 대부분
확보해 둔 터여서 당장 차질은 없을 전망이며 LG 역시 제니스에 대한 감량
경영을 최근 몇 년간에 걸쳐 진행해 온 만큼 당분간 큰 폭의 추가 수술은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다소 안도하는 분위기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 영국 ]]
영국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들은 최근의 경제위기로 야기된 한국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별기업에까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다.
특히 자금조달 차질로 현지투자계획을 연기시킨 현대 삼성 LG 등 대기업
관계자들은 영국 정부와 언론들이 이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데 대해
무척 당혹해 하고 있다.
현대전자관계자는 "스코틀랜드정부는 물론 현지언론과 거래업체들로부터
투자가 유보되는 게 아니냐는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관계자는 "경비절감차원에서 전사적으로 출장자제나 소모품 아껴
쓰기운동을 전개하다보니 일부 현지종업원들이 혹시 감원 등으로 직장을
잃지 않을까 불안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삼성구주본사관계자는 "최근의 경제위기로 인해 한국을 냉소적으로 바라
보는 현지인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는게 사실"이라며 "그러나 이같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개별기업에까지 확산되지는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투자계획이 장기간 지연되거나 대기업들의 어려움이 앞으로
가중될 경우 기업이미지는 물론 자동차 전자제품 등 브랜드이미지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는게 일부기업관계자들의
지적이다.
< 런던=이성구 특파원 >
[[ 일본 ]]
IMF의 긴급구제금융지원 결정에도 불구하고 일본에 진출한 한국기업들의
현지사정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일본금융기관들은 한국금융기관에 대한 신규대출을 사실상 중단하고
있을뿐 아니라 기존 대출분에 대해서도 계속 회수에 나서고 있다.
법정관리업체나 신용도가 특히 떨어지는 일부기업에 대해서는 사실상
거래자체를 중단해버린 상황이다.
일본금융기관가운데 일부는 현지 진출한 한국기업이 신용장베이스로
수출한 대금에 대해서도 수입상으로부터 입금이 될 때까지 상담을 기피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본기업들은 또 지금까지 해오던 외상판매를 중단하고 대신 현금거래를
요구하는 사례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국계은행들이 발행하는 수입신용장에 대해 불안감을 드러내는 일본기업
들도 크게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한 일본종합상사는 최근 "사내회람"을 통해 "한국수출시 대금결제조건을
강화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상사는 한국의 유력하고도 안정적이라고 판단되는 은행이 발행한
신용장만 받도록 요구했다.
이 정도로 끝난 것이 아니다.
"가능하면 일본이나 유럽 미국은행 등의 보증을 받을 것"을 아울러 요구
했다는 것이다.
일부 바이어들은 최근의 급격한 원화절하 경제불안 등과 관련, 한국의
안정적인 공급을 우려하면서 수입가격의 인하를 요청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 도쿄=김경식 특파원 >
[[ 중국 ]]
한국기업에 대한 따가운 눈총은 중국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농업은행은 베이징소재 한국 기업들이 신용장으로 수출한 수출대금에
대해 수입상으로부터의 대금결제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신용장 상담을 기피
하고 있다.
이보우 한국외환은행 베이징지점장은 "예전에는 한국에 상당한 신뢰감을
갖고 있던 중국농업은행마저 우리 기업의 신용장을 불신하고 있다"며 "농업
은행 관계자들을 설득시키기까지 상당한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신용이 땅에 떨어지기는 여행업계도 마찬가지다.
일부 한국 여행사들은 한차례에 20~30명의 관광객을 모집, 중국 파트너와
숙박료 및 항공료 등을 정산하기로 해놓고는 달러화에 대한 원화의 환율이
크게 오르자 제때 송금하지 못하고 있다.
이형기 아시아나항공 베이징지점차장은 "일부 중국여행사들이 한국 여행사
의 대금결제 등이 지연되자 한국관광객 모집을 꺼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또 대중투자 기업들은 중국측 파트너가 "자본금을 제때에 납입할 수
있느냐. 차질없이 이뤄질 수 있다는 확인서를 써달라"고 졸라대는 바람에
애를 먹고 있다.
< 베이징=김영근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