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부도난 셰프라인(대표 김명석)이 9일 수원지방법원에 화의를
신청했다.

셰프라인은 이 화의 신청서에서 "아산공장에 대한 무리한 투자로 자금
부담을 겪고 잇는 가운데 최근 금융기관들의 무차별적인 자금회수가 겹쳐
부도가 났다"면서 "그러나 매출이 꾸준히 늘고 있고 흑자 기조도 자리잡고
있음을 감안, 재기회를 달라"고 요청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서초동 본사 사옥과 용인물류센터 등 부동산을 매각하고
조직을 합리화, 자구기반을 다져나가겠다고 밝혔다.

"지금은 회사문을 닫을 때가 아니다"

IMF구제금융파장으로 인한 제2금융기관의 자금회수압박으로 흑자를 내고도
지난4일 부도를 낸 셰프라인(대표 김명석)이 9일 화의신청을 한데 이어
필사적인 자구에 나섰다.

경영정상화를 위해 사내에 경영개선팀을 발족시키고 자금 구매 업무
총무과를 관리팀으로 통합하는등 탄력적인 조직개편과 최소의 인력운영으로
가능한 모든 비용을 절감하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작업을 벌이고있다.

이와 함께 서초동 본사사옥과 인도네시아공장 아산공장등 보유부동산을
내놓았다.

생산직원들은 납기를 맞추기위해 3교대 연장근무로 공장을 가동시키고 있고
전국대리점및 영업소에서도 부도에 아랑곳없이 정상영업활동을 벌이고있다.

국내외에서 주문이 끊임없이 밀려들어오기때문이다.

매출이 연말과 연초에 집중되는 주방용품 업종의 특성상 최근 받은
수출오더만 해도 캐나다의 코스트코 홀 세일사의 70만달러등 총 9백만달러에
달한다.

국내영업부문 역시 활발히 이뤄지고있다.

연말 대통령 불우이웃돕기 하사품으로 약 3만5천세트의 냄비
(약 10억원상당)를 납품해야한다.

30여 임가공업체와 20여 부품공급업체 또한 계속 납품공급을 하겠다는
협조의사를 밝혀 셰프라인의 임직원은 더욱 힘을 얻고있다.

주방용품업체인 셰프라인은 지난 77년 창업한 이후 줄곧 이익만 내온
"20년 흑자기업"이다.

지난해 4백8억원매출에 8억원의 순익을 올렸고 올해는 4백50억원매출에
10억원가량의 순익이 예상되고 있다.

86년 셰프라인 브랜드로 내수시장에도 진출한뒤 88년에는 1천만불 수출탑
수상, 92년 기업공개,94년 ISO인증획득,올해 중소기업청으로부터
중소기업우수마크(GQ마크) 지정업체 선정 등 앞만보고 달려왔다.

세계적인 특허권 4개,국내특허권 15개 등 보유하고 있는 산업재산권만도
1백50여종에 이른다.

더구나 이 회사의 재무제표를 보면 97년 반기기준 자본2백18억원,부채
4백30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백97%였다.

이처럼 재무구조가 건실한 회사였지만 IMF 여파로 대재벌도 추풍낙엽처럼
쓰러지고 금융권이 바짝 돈줄을 조여대는 데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올 한햇동안 회수당한 금액은 1백20억원, 예년의 3~4배 수준이었다.

최종부도 처리된 지난 4일 하루만 무려 1백5억원의 회수압력이 들어왔었다.

건실한 재무구조도 최악의 "IMF 한파"와 맞대적하기에는 버거워 하루아침에
무너진 것이다.

"우리는 불황이 아니라 호황입니다.

전사원들이 하나로 똘똘뭉쳐 생산과 영업활동에 전념하고 있는만큼 회사가
곧 정상화될것으로 믿습니다" 셰프라인 전사원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 김용준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