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삼보컴퓨터 LG전자등 컴퓨터메이커들이 극심한 내수부진에
국제금융기구(IMF)체제하의 금융시장불안까지 겹치자 조직을 슬림화하고
경쟁력높은 전략제품의 개발과 수출영업을 강화하는 구조조정작업에
들어갔다.

이들업체는 고환율로 부품가격이 급등함에도 불구하고 소비심리위축으로
내수가격인상이 어려워짐에 따라 저가제품 개발을 서두르는 한편 수출
시장개척으로 돌파구를 마련키로 했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그룹차원의 구조조정작업과 별도로
미국출자법인인 AST의 대대적인 슬림화작업을 벌이면서 해외수출영업망을
재정비, 노트북컴퓨터를 중심으로한 수출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또 채산성이 떨어지고 있는 PC부문의 영업력을 성장성과 수익성이 높은
네트워크사업쪽으로 집중시켜 나가면서 PC와 주변기기의 재고를 줄여
금융비용도 절감키로 했다.

삼보컴퓨터는 올들어 계열사로 3백여명의 인력을 재배치하고 재고를 줄여
몸집을 가볍게한뒤 전략제품인 체인지업PC의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이회사는 이와함께 미국 일본의 대형유통업체를 수출선으로 확보한데
이어 환율상승으로 수출경쟁력이 높아지자 수출비중을 최대한 끌어올려
수익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LG전자는 DEC사와 공동으로 펜티엄II CPU(중앙처리장치)에 14.1인치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를 장착한 최상위급 노트북컴퓨터 개발에
착수하고 그동안 수출을 중단했던 데스크톱PC의 수출재개도 검토중이다.

또 핸드PC등 차세대제품의 수출마케팅도 강화해 채산성을 높일 계획이다.

대우통신도 영업관리시스템을 재정비하는등 경비절감과 함께 노트북
컴퓨터와 마더보드의 수출영업을 강화하고있다.

현대전자는 컴팩과 공동으로 별도의 마케팅회사를 세워 컴퓨터사업부문의
만성적인 적자구조를 벗는다는 전략이다.

이회사는 최근들어 호평을 받고있는 서버분야와 모니터등의 수출활동을
강화하고있다.

이밖에 세진컴퓨터랜드등 유통업체들도 올들어 직원을 최고 30%가량
줄이고 영업점의 크기를 축소하는등 자구책마련에 힘쓰고있다.

< 김수섭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