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 및 환율 폭락으로 기업 자산가치가 대폭 하락
함에 따라 미국과 유럽지역 기업들이 아시아 기업 인수에 적극나서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8일 보도했다.
미국의 생활용품회사인 프록터&갬블이 한국의 쌍용제지를 인수한 것을
비롯해 최근 태국 금융기관인 파이낸스원사를 놓고 독일의 베스트도이체
란데스방크와 스위스의 크레디 쉬스가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또 미국의 시티은행은 태국의 퍼스트 방콕 시티뱅크를 인수키로 하는
의향서를 체결했으며 미국 종합전기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은 태국의 전자
업체 몇군데를 대상으로 매입을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미국 증권회사인 골드먼 삭스와 이탈리아의 부호인 아그넬리가
등 개인 투자자들까지 아시아 금융기관 인수경쟁에 뛰어들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여기에 현금 자산이 풍부한 홍콩 싱가포르 대만의 기업인들까지 역내 기업
인수쟁탈전에 가세, 홍콩 텔레커뮤니케이션스사가 최근 인도네시아 살림그룹
계열의 홍콩 이동통신회사인 퍼스트 퍼시픽사를 6억2천5백만달러에 인수키로
했다.
이밖에 싱가포르의 케펠 그룹은 필리핀의 몬테 데 피레다드 저축은행을
최근 2천9백10만달러에 사들였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기업들이 최근의 금융 대란을 극복할 가능성이 크며
따라서 향후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 착안, 서방 기업과 현금 사정이 좋은
일부 역내 자본이 아시아내 사업 거점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은 당분간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