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김수환추기경이 12일 인천 종합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인천가톨릭대
주최 국제심포지엄에서 북방선교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밝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김추기경은 이 자리에서 기조강연 "21세기 북방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과제"를 통해 2천년대 가톨릭의 장래는 아시아에 달렸으며 한국교회가
아시아선교의 주역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황 바오로2세가 분단국으로 남아있는 한반도야말로 북방선교의
디딤돌이 되는 역사적 소명을 담당해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추기경은 특히 북방선교에 있어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복음의 교리적
내용만 일방적으로 전하는 형식은 역효과를 가져올 뿐이라고 말했다.

이 지역은 모두 사회주의내지 공산주의에 영향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선교에 대한 피해의식과 무신론적인 분위기에 젖어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잘못된 이념과 체제때문에 고통받아온 그들을 위로하고 그로 인한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화해하며 사랑을 나눌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봉사의
자세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력양성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중국교회도 우리에게 사제양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북한선교를
감안하더라도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선교사 관련전문가등 소명에 알맞는
인력을 키우는 일이 시급하다는 것.

이에 따라 북방선교훈련원같은 기관을 세워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이를 위한 재정적 지원에 대한 연구와
실천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천주교의 2천년 대희년은 갈라진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실현하고
이를 토대로 아시아의 평화와 세계의 평화를 앞당기는 희망의 원년이
되도록 해야 하며 이를위해 북방선교의 결실을 맺을수 있는 구체적인
준비에 임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오춘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