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선거를 앞두고 치열한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내년 1월6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실시될 이사장선거를
앞두고 각 후보들은 인사동에 캠프를 차리고 지지대회를 여는등 본격적인
득표활동에 들어갔다.

현재 윤곽이 드러난 후보는 현 이사장인 서양화가 이두식(50.홍익대 미대
교수)씨와 조각가 박석원(55.홍익대 미대 교수)씨.

그러나 서울대 출신인 K대교수 H씨도 출마를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정확한 윤곽은 오는 22일 공식 후보등록이 마감돼야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지난 5일 시내 한 음식점에서 3백여명에 달하는 회원들을 모아
지지대회를 열고 본격적인 선거운동에 돌입했다.

현이사장이라는 프리미엄을 지닌 이씨는 "어려운 시기에 유경험자가
일관성있게 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주위의 권유때문에 나서게 됐다"고 밝혔다.

이씨는 한국미술 세계화, 남북교류활성화, 미술대전 운영및 심사방법
개선과 신진.원로작가를 위한 발표무대 확대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역시 인사동에 선거본부를 설치하고 활발하게 표모으기에 들어간 박씨는
그동안 소수에 의한 폐쇄적 독선적 운영으로 갈등을 겪어온 미협을 투명하고
개방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킨다는 의욕적인 공약을 내걸었다.

박씨는 이사장단임제를 비롯 지방미협의 자치권 보장, 각종 공모전의 작가
및 심사위원 선정과정 공개등 운영방법 혁신안과 축소된 미술품설치
의무비율의 원상복구, 회원들의 박물관 미술관 무료및 할인입장,
공동아틀리에 설치등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한편 이번 미협이사장 선거에서는 극심한 경기침체에도 불구, 후보등록비를
1백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무려 1천%나 인상, 눈총을 받고 있다.

등록마감일도 예년보다 한달이나 앞당겨 후발후보들이 불이익을 당할수
있다는 인상을 주어 비난을 사고 있다.

이에 대해 미협측은 "2천만원이 넘는 총회개최비를 조달하려면 어쩔수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많은 회원들은 "후보들이 총회비를 부담해온 종래의 관례는
부당하다"며 "자금력이 없는 회원들의 자유로운 출마의지를 꺾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미협이사장 선거는 5천명에 달하는 서울회원및 지방 대의원들의 직접선거로
치러진다.

< 백창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