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시작된다.

기업부채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금융부실 문제를 해소할수 없다는 판단의
결과다.

IMF 합의에 따른 수순임은 물론이다.

재정경제원이 마련한 "한계기업 구조조정집행계획"은 한마디로 은행 빚이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빚청산"을 하겠다 것이다.

한계기업과 우량 기업의 혼재상태에서는 금융의 불안과 경색을 결코
해결할수 없다는 절박감이 보인다.

정리 방법은 부실기업의 부채를 은행의 출자전환이나 부동산 인수로
해소하고 은행간에 복잡하게 얽힌 담보권을 해제하거나 정리해 기업은
물론이고 은행들도 부실의 늪으로부터 해방시키겠다는 것이다.

재경원이 한계기업 정리 대상으로 밝히고 있는 기업은 <>영업정지된
종금사로부터 대출받고 있는 기업 <>30대 대기업그룹에 속한 회사 <>기타
희망회사로 되어 있다.

재경원은 이같은 한계기업정리가 원활히 진행될수 있도록 "기업구조조정
특별법"을 제정해 각종 지원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예정이다.

부실기업 인수합병에 따른 인원정리를 쉽게 해주고 출자총액제한이나 세금
부과 등에서도 자유로워질수 있도록 돕겠다는 뜻이다.

<> 담보권정리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한계기업 구조조정반을 설치해 부채가
과도한 한계기업 명단을 작성하고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게 된다.

명단이 작성되면 은행감독원을 중심으로 은행간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담보권에 대한 일제 정리에 착수한다.

"이중 담보"등 해제할 것은 해제하고 담보로 잡고 있지만 실행이 불가능
하거나 담보권 행사가 어려운 중복 보증등은 은행간 합의를 기초로 정리하게
된다.

<> 상호지급보증해소 =상호지급 보증은 IMF와의 합의사항중 기업부문
항목에 분명히 명시되어 있듯이 일정기간안에 해소하도록 하고 있다.

상호지급 보증 문제는 기업에 따라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상호지급 보증이 해소된다면 계열사중 매각할 것은 매각하고 정리할 것은
정리할수 있다는 건의가 은행권에서 제기돼 있다.

상호지급 보증은 금액만도 43조원에 이르러 정부가 어떤 해법을 내놓더라도
이해관계의 조정이 쉽지 않다.

<> 중복투자등 정리 =특히 관심을 끄는 분야는 기업들의 사업부 또는
계열기업을 맞교환 방식으로 정리하도록 은행이 지원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업들은 상호간에 중복투자되어 있는 사업부를 정리하고자
하더라도 복잡한 금융권 부채에 애로를 느끼고 있다.

예를들어 자동차를 한 기업으로 몰아주거나 전자사업을 다른 기업으로
넘기고자 하더라도 채권자인 은행권에서 이를 받아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또 이같은 구조조정에는 그룹별 출자한도등 법률적 제약도 적지 않다.

이런 부분은 재경원에서 관련 입법의 개폐를 통해 해결해 주어야 할 부분
이다.

재경원은 이같은 기업분야의 구조조정을 대통령 선거 직후 곧바로 착수할
예정이다.

IMF체제가 들어서면서 기업들 역시 우량기업과 채무가 많은 기업의 운명이
달라지는 갈림길에 서게 된 셈이다.

< 정규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