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금융기관들의 자구노력이 본격화되고 있다.

부실채권을 줄이기 위한 방편으로 외국금융기관의 출자를 얻어내기 위해
일제히 경주에 나섰다.

태국정부도 "국내에서는 더 이상 돈 나올 구석이 없다"며 외자참여를
이끌어내 돌파구를 찾으라고 권고하고 있다.

현재 외국금융기관에 경영권을 완전히 넘겨주기나 출자를 얻어내기 위해
물밑교섭중인 태국금융기관은 알려진 곳만도 10여곳에 달한다.

사이암시티은행은 최근 네덜란드 ING은행으로부터 10% 출자를 받기로
합의했으며 일본의 아사히은행과도 출자교섭을 벌이고 있다.

이에앞서 퍼스트뱅크시티은행이 미국 시티은행에 최소 50.1%이상의 지분을
넘겨주기로 합의, 자산실사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방콕 메트로폴리탄은행은
대만계자본을 파트너로 삼기위해 타이베이에서 금융기관인사들을 모아놓고
회사설명회를 열었다.

이밖에 아시아은행 타이다누은행 나콘톤은행 등도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교섭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오너경영체제를 가지고 있던 렘톤은행은 최근 증자로 지분율을
60%에서 30%밑으로 낮춰 오너시대를 포기했다.

크룬타이은행 사이암상업은행 등도 잇따라 증자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태국금융권의 채권중 부실화돼 묶여있는 규모는 1조3천6백30억바트,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4%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태국정부는 사실상 외자없이 이같은 부실을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25%이하로 억제돼왔던 은행에 대한 외자출자비율을 최근 폐지했다.

< 박재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