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휴가는 국산차 프로톤을 타고 국내여행으로."

말레이시아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범국민적으로 해외여행 자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우선 공무원 국회위원이 그 대상이다.

정부 각료들은 최근 연말연시 휴가를 해외에서 보내지 않기로 결의했다.

통화위기 주범으로 지목돼온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기위해 공무원이 앞장서
외화씀씀이를 줄이자는 고육책인 셈이다.

정부는 또 관청의 수입차 구매를 전면 금지시켰으며 국민들을 대상으로
수입품 사지 말기 켐페인도 계획하고 있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은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지원을 받지 않고 경제
회생을 고집하는 마하티르 총리의 집념이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안와르 경제부총리겸 재무장관은 최근 여당간부들에게 "총리는 겨울휴가를
국내에서 보내기로 결정했다"며 해외여행 금지령을 넌지시 암시했다.

정부관리들은 이에대해 "사실상 명령이기때문에 어쩔 수 없다.

국내에도 좋은 장소가 많이 있다"며 수긍하는 분위기라고 말하고 있다.

각료들의 해외여행금지 결정에 따라 대부분의 공무원들도 이미 예약돼있는
해외여행 일정을 잇따라 취소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말레이시아 여당인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도 자국 통화인 링기트화의
방어를 위해 겨울휴가를 국내에서 보내기로 결의, 당원들의 동참을 호소했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학생들의 방학이 시작되는 11월말부터 대부분의 고소득
층들은 해외로 장기휴가를 떠나는 것이 보통이다.

따라서 관광수지적자가 경상적자의 큰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 장진모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