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국제통화기금) 한파가 벤처업계에도 닥치면서 벤처캐피털회사들의
모험투자가 거의 마비되고 벤처기업들도 자금난 판매난에 허덕이면서
경영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증시 및 코스닥시장의 주가폭락과 금융.외환대란
등으로 벤처기업들이 부도나거나 성장성이 불투명해지자 벤처캐피털회사들도
큰 피해를 보면서 투자를 거의 중단하고 있다.

이미 기아 한라등 부도 대기업의 자회사들에 투자했던 상당수 벤처캐피털
회사들이 수백억원을 물린 가운데 최근 상장 투자기업들의 주가폭락에
따른 손실도 모두 합쳐 최소 5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 태일정밀 큐닉스컴퓨터등 초창기 벤처기업들이 좌초하는 속에서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유망 벤처기업들이 일시적 운영자금 부족으로 연내
부도의 회오리에 휘말리지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자금시장이 완전 경색되자 벤처캐피털회사에는 연일 투자받은
기업들이 급전을 요구하는 전화가 잇따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도 무풍지대였던 벤처기업계가 부도바람을 맞게되면 최근 모기업의
좌초등으로 부실화된 4~5개 창투사외에 부실회사가 더욱 늘어 벤처캐피털업
계도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위기를 넘길 경우 벤처업계는 새로운 기회의 계기를
부여잡을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정부가 산업구조 조정과 신규고용 창출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기술집약적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벤처드라이브 시책을 펼쳐갈 경우 벤처산업은 재도약의
시동을 걸수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 문병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