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가 이틀(영업일수 기준) 사이에 3.90%포인트 하락하는 급락세를
보이면서 자금시장이 안정세로 돌아서는게 아니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날의 서울 외환시장에서 미달러에 대한 원화환율이 하향안정세를
보이는데다 주가도 상승세를 타면서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이날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연 20.78%로 전주말보다 1.65%포인트 떨어지면서
2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금융권의 보증기피로 회사채 발행물량이많지 않은 상황에서 돈이 넘치는
우량은행과 연기금등이 매수에 나서면서금리가 떨어졌다"(대우증권 마득락
차장)는게 채권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세금리 하락은 11조3천억원이 금주중 금융권에 일시적으로 풀릴
것이라는 기대감에 따른 영향이 큰 것"(서울은행 서종한 자금부차장)으로
보인다.

그러나 IMF관리체제에서는 통화긴축이 불가피해 풀린 돈이 조속히 환류해야
한다는 점에서 대규모 자금공급에 따른 안정세가 지속될지는 속단하기
이르다는 분석이다.

특히 은행 지준이 9조원(전주말기준)정도 부족해 은행권에 지원된 자금은
부족자금 메우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단기금리의 하락기미가 보이지 않아 실세금리의 하락이 지속되기 힘들다는
분석도 있다.

종금사와 증권사에 대한 잇단 영업정지 여파로 얼어붙은 금융기관간 자금
흐름이 아직도 풀릴 조짐이 안보이면서 중단기금리의 하락세를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은행권은 이날도 일부 종금사의 발행어음에 지급연장 조치를 취하는 등
자발적인 콜자금 공급을 기피하고 있다.

이에따라 예금인출 사태 진정에도 불구하고 종금사의 자금여력이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지는 못하고 있다.

콜시장에서 이날 하루짜리 콜금리는 연 24.40%로 전주말보다 0.17%포인트
떨어졌으나 종금사들이 연 25%를 제시하고도 콜차입을 못해 사실상 법정
금리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종금사들은 기업여신 만기 2개월 연장조치로 자금회수가 힘들어
자금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콜시장과 어음시장의 경우 거래 중단상태가 지속되면서 하루짜리
콜금리와 3개월짜리 CP할인율은 연 25%대의 법정금리상한선을 맴돌고 있다.

심지어 법정금리상한선이 40%로 올라갈 경우 금리가 상승분위기를 타면서
큰폭의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금융계는 오는 18일 대선 이후를 자금시장의 고비로 보고 있다.

실세금리의 안정세가 지속될지, 폭등세를 띨지는 새로 출범할 정부의
금융시장안정책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다는 얘기다.

특히 새 정부의 IMF와의 협상방향에 따라 금리향방을 점칠 수 있을 것으로
금융계는 전망하고 있다.

<오광진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