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부동산시장이 외국인들에 부분개방되고 원화가치및 부동산값
하락추세가 이어지면서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특히 환율이 급등한 이달 들어 외국대사관및 국내상주 외국기업들을
중심으로 국내 부동산 투자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및 한남동, 성북구 성북동일대 외국인전문
부동산중개업소에는 외국대사관으로부터 투자문의가 잇따르고 있고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도 광화문 여의도 강남 테헤란로 일대의 업무용빌딩
매입협의를 진행중이다.

이는 내년부터 외국인들이 건물분양및 임대사업에 대한 50%투자가
가능해져 사실상 부동산취득의 길이 열린데다 불과 몇개월새 원화가치가
급락하고 부동산값도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어 투자적기로 보고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국내 부동산 매입을 가장 활발히 추진하는 곳은 외국대사관과
상주외국인이다.

10년이상 장기임차를 주로 해오던 외국대사관들은 최근들어 환율급등을
계기로 대사관저 영사관 문화원등으로 사용할 부동산을 잇따라 사들이고
있다.

벨기에 덴마크 헝가리 쿠웨이트대사관등이 최근 동빙고동과 성북동
등지에서 부동산을 매입했고 4-5개 외국대사관도 매입을 추진중이다.

외국대사관들은 기업에 비해 부동산 취득절차가 쉽기때문에 부동산
매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태원 유림부동산의 권태홍 사장은 "이달들어 외국인들의 국내 부동산
투자문의가 하루 4~5건으로 크게 늘었다"면서 내년에는 외국인의
부동산투자가 더욱 활기를 띌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에 이미 진출해 있는 외국업체들도 대형부동산 매입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대부분 빌딩을 임차해 쓰고 있는 이들 외국업체는 지금이 부동산구입
적기라고 판단, 주로 광화문 여의도 강남의 테헤란로 등지에서 연면적
1만평이상 빌딩을 대상으로 매입협의를 진행중이다.

일본계 컴퓨터업체인 A사는 사옥용으로 여의도와 광화문의 빌딩매입을
협의중이고 다국적기업인 B사도 종로 1가의 대형빌딩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 진출계획을 갖고 있는 외국계 회사와 외국 부동산개발업체및
부동산펀드들도 존벅, 컬리어스 쟈딘, BHP, IIMC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부동산컨설팅업체에 시장조사를 맡기고 합작선을 모색하는등 진출
채비를 하고 있다.

이중에는 미국의 대형 부동산개발업체인 쿠시맨&웨이크필드와 스위스
부동산펀드인 UIT등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부동산신탁 오석건 실장은 "아직까진 이들 외국부동산개발업체들이
국내시장 진출을 위한 시장조사를 벌이고 있는 정도지만 외국인 국내
부동산투자가 대폭 완화되는 내년이후엔 시장공략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유대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