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수혈경제의 파급 효과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고금리, 고물가, 고실업, 고환율, 고유가 등 그야말로 다소시대가
되면서 뼈를 깎는 아픔이 수반될 것이다.

가장 큰 아픔은 무엇보다 대량 실업이다.

기업들의 구조조정과 부도의 여파로 내년도 실업자수는 1백만명에서
1백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따라 재취업과 창업에 대한 관심이 어느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어느것하나 쉬운것은 없다.

재취업은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창업 역시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불황속에 존폐의 기로에 선점포가
늘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 장사를 해야하는지, 한다면 어떤 사업아이템이
좋은지 고민이 아닐수 없다.

IMF시대를 맞아 창업희망자들은 스몰비즈니스분야의 새로운 변화를
눈여겨봐야 한다.

현재 일어나고 있는 변화와 미매를 예측할수 있다면 절반의 성공은
확보한 셈이다.

우선 긴축경영이 불가피한 IMF시대에는 업무대행비즈니스가 활기를 띨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예컨대 일본에서 재미를 본 주식회사 총무부나 주식회사 기획부같은
회사가 국내에도 조만간 등장할 것이다.

회사로서는 한 부서의 일이 없어지므로 인건비 절감은 물론 사무실
규모도 축소할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수 있다.

문서정리대행업, 장부 및 회계관리업, 홍보대행업, 구매대행업,
마케팅대행업 등이 이 분야의 대표적 사업아이템이다.

화이트칼라 퇴직자들은 생소한 장사를 시작하는것보다 업무대행사업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단 창업하기전 거래선을 확보할 자신이 있어야겠다.

업무대행사업과 함께 실업관련 사업도 전망이 밝다.

재취업을 위한 교육사업이나 인력중개알선업종이 대표적이다.

인력파견업같은 맨파워사업이나 비정규직, 주부재취업등 전문분야별로
해당인력을 기업체에 파견해주는 사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IMF시대에는 물가와 실업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극도로 위축된다.

이런 시기에는 새로운 구매욕이나 소비욕구를 자극하는 신종사업보다는
잠재수요를 찾아나서는 틈새비즈니스쪽에 관심을 가져야한다.

소비위축으로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은
점포형사업이다.

매출부진을 만회하기위해 내년에는 점포의 복합화와 미니화추세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목이 좋은곳에 위치한 상당수의 대형점포가 상호보완관계에 있는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복합매장으로 전환할것이다.

현재 영업중인 복합매장으로는 주유소편의점, 란제리화장품점
(여성내의점+화장품점), 부동산이동통신대리점(부동산중개소+이통대리점),
정육점식당, OA미용실(사무편의점+미용실) 등을 꼽을수 있다.

이같은 복합매장화추세는 전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다.

스트리트비즈니스로 불리는 초미니숍도 대거 등장하고 있다.

이들 점포는 수수료매장이거나 이동형으로 초기투자비가 적게 든다는게
장점이다.

또 매출곡선에 맞춰 운영경비가 지출되므로 창업의 안정성이 높다.

초미니숍은 간식을 파는 외식업종 아니면 사이버숍, 컴퓨터자수전문점,
컴퓨터팬시점과 같은 컴퓨터관련 업종이 대부분이다.

IMF시대에는 불황의 장기화로 도산하는 사업체들을 대상으로한
"하이에나형 사업"도 일시적인 급성장을 보일 전망이다.

재고나 폐업한 업체들의 물건을 싼 값에 유통시키는 땡처리업이 전형적인
하이에나형 사업이다.

내년에는 또 애프터 앤 위켄드 비즈니스(After&Weekend Business)가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줄면서 낮에는 직장근무를하고 저녁에 프리랜서작업을 갖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다.

또 주말에 유원지나 등산로입구에서 차량을 이용한 무빙스토어나 카트를
활용한 미니점포를 운영하는 위켄드 비즈니스업자도 증가할 것이다.

스몰비즈니스분야에서 예상되는 다양한 변화는 이처럼 새로운 유망사업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다.

예비창업자가 마지막으로 고려할것은 불황기에 유난히 강한 아이템을
노려야 한다는 점이다.

리사이클링업(재활용사업), 가격파괴점, 셀프비즈니스, 오락사업등이
불황에 비교적 강한 업종들이다.

주머니가 얇을때는 고쳐쓰고, 빌려쓰고, 중고품을 쓰는것이 가계부담을
줄이는 길이다.

불황일수록 리사이클링사업이 잘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중고컴퓨터유통업, 사무실이나 점포의 비품청산업, 의류및 구두수선
전문점, 가구수리점등이 리사이클링업종에 해당된다.

가격파괴사업도 매출이 꾸준할 것이다.

예를들어 같은 외식업종이라도 저가형 일식집이나 가격파괴 생고기
전문점등이 포장마차손님을 흡수하면서 호황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업이나 스트레스해소방과 같은 오락실은 불황속에서도 의외로
손님이 많이 모이는 곳이다.

우리보다 먼저 불황이 찾아왔던 일본의 경우 시내중심가에 가장 많이
들어선것이 게임센터와 같은 오락실이다.

오락실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생활이 어려울수록 스트레스를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유광선 KS숍클리닉대표는 "IMF시대에는 리스크가 적은 업종을 선택한뒤
초긴축경영으로 어려운 시기를 넘겨야겠지만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잘만
타면 위기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가 될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7일자).